2022년 3월호 칼럼 미지의 신비와 현대의 숨결이 담긴 곳 인도 챤디가르에서 르 코르뷔제를 보다

2022.03.30 글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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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신비와 현대의 숨결이 담긴 곳

인도 챤디가르에서 르 코르뷔제를 보다 


글·사진 임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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챤디가르의 아침 풍경.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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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제가 설계한 챤디가르 고등법원청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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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제가 설계한 챤디가르 국회 청사 전경



인도는 많은 사람이 가 보고 싶어 하면서도 어딘지 모를 미지의 불안을 안겨주는 나라, 오랜 문명과 함께 현대가 공존하는 나라로 눈여겨볼 문화가 엄청나다. 나의 인도 방문은 북부, 중부, 남부로 나누어 3차례로 진행됐다. 인도여행은 일 년 중 가장 추운 겨울에 떠나는 것이 좋다. 나의 인도 문화기행은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해 본 것과는 전혀 다른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낸 나라로 기억된다. 그것은 인도라는 나라가 그저 호기심만을 자극하는 것보다 여러 환경과 불안한 사회적 구조들이 상존해 있는 나라로 홀로 떠나도 될 만큼 안정된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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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제가 설계한 챤디가르 국회 정면 디자인



나의 인도 건축과 문화 탐방의 목적은 그동안 세계의 유명한 건축가들의 작품을 보고 느낀 것과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계의 거장인 르 코르뷔제의 작품과 인도의 유명 건축가인 찰스 코레아와 도쉬의 작품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인도의 수도인 델리 - 챤디가르 - 자이푸르 - 아그라 - 쟌시 - 카쥬라호 - 바라나시 - 아메다바드 - 뭄바이 등의 일정을 마쳤을 때 그중에서 나의 주된 관심은 인도 북부 펀잡주의 주도인 챤디가르 도시계획과 건축작품들로 세계적인 현대건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르 코르뷔제의 작품들이었다. 인도 챤디가르의 정부청사와 공공시설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들을 불러 만든 작품으로 인도 정부의 결정권자들이 건축에 얼마나 많은 관심과 열정이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챤디가르에는 르 코르뷔제의 주 정부청사와 국회의사당 그리고 고등법원청사, 오픈 핸드 조형 기념탑, 챤디가르 건축대학 등이 있다. 이와 더불어 인도의 유명 건축가인 찰스 코레아의 국립현대미술관과 시립미술관 등이 있다. 이번 건축문화 탐방을 통해 나의 눈을 놀라게 한 것은 섹터1지역의 길모퉁이 호수에있 는 록가든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공원으로 만들어졌는데 환경폐품들로 만들어져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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챤디가르 시내 중심지 광장에 있는 르 코르뷔제의 영향을 받은 노출콘크리트 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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챤디가르 정부청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군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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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제가 설계한 챤디가르 주 정부청사 외부 노출콘크리트 모습



나의 인도 여행에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는 음식 문제라 할 수 있다. 호텔에서 주는 음식과는 전혀 다른 카레와 밀가루로 만든 부침 종류의 음식은 입맛에 맞지 않아 부담스러운 일이다. 장거리 여행에서는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먹는 것은 어느 정도 잘 먹어야 한다. 특히 짜이와 같은 차 종류는 우유를 많이 넣은 음료로 우리 입맛에 잘 맞아 먹을 만하다. 인도는 국민 대다수가 힌두교를 믿기 때문에 소고기와 술을 먹지 않는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 위에 소들이 어슬렁거려도 차들이 피해 가는 것이 보통이다.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구걸하는 거지 아닌 거지들이 몰려 올 경우 돈을 주면 더 많이 몰려오는 경우가 많아 그냥 지나쳐 가야 하는 일은 나의 마음을 괴롭게 만드는 일 중 하나이다.


인도의 겨울철이라고 해봐야 우리나라의 봄이나 초여름 날씨를 느끼기 때문에 하루의 기온 차가 심해 낮은 덥고 밤은 추워 긴 팔 옷을 한 두벌 정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인도의 물가는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로 100불 정도면 한 달을 보낼 수 있는 나라로 많은 외국 여행객들이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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챤디가르 정부 청사 앞 외부 공간에 르 코르뷔제가 디자인한 조형물 ‘열린 손’



인도에 도착해 하루를 보내면서 느꼈던 첫인상은 인구가 많은 나라라는 것이다. 거리마다 수많은 인파 속을 헤쳐나가는 일이란 무더위에 짜증나는 일 중에 하나다. 델리역을 출발해 챤디가르행 급행열차를 타기 위해 호텔에서 오토릭샤를 타고 역에 도착하니 무수히 많은 인파와 역 광장 앞에 몰려있는 택시 아닌 오토릭샤들의 모습을 보며 인도라는 인상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탄 급행열차는 그래도 정시에 출발했다. 열차 안의 좌석들은 하나도 빈자리가 없는 모습으로 출발한다. 인도는 한때 200여 년 영국의 지배를 받아 철도망은 세계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델리와 챤디가르를 운행하는 특급열차는 타 노선보다도 더 잘 되어 있다.


챤디가르는 인도 북부 지역인 펀잡주의 주도로 파카스탄과 접경 지역으로 그리 좋은 관계를 맺고 사는 나라가 아니어서 군인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챤디가르는 오래전 도시계획이나 정부청사들이 잘 꾸며져 있어 다른 도시보다 윤택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다. 챤디가르의 도시계획은 프랑스 건축가인 르 코르뷔제에 의해 만들어졌다. 1947년 독립했지만 파키스탄과의 종교분쟁으로 파키스탄이 독립해 나갔기 때문에 새로운 펀잡주의 주도와 정부청사를 건설해야 했다. 당시 인도를 이끌어 가던 네루 수상은 챤디가르 도시계획이 새로 독립한 나라를 세계에 보여줄 기회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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챤디가르 1섹터 지역 길모퉁이의 ‘록가든’ 조각공원. 어린이들을 위한 환경조형물로 각종 폐기물로 만들어진 조형작품들이 이채롭다.



처음 인도 정부는 미국의 건축가인 알버트 메이어에게 도시계획의 초안을 부탁했지만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는 바람에 계약을 취소하고 1950년 프랑스 건축가인 르 코르뷔제에게 총괄 건축설계를 맡겨 진행하게 됐다. 1차 건설은 크고 작은 관공서와 15만 명 정도의 서민을 위한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일이고 나머지 미래에 50만 명의 주거단지를 만드는 일이었다. 르 코르뷔제는 도시가 미래에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는 기본계획을 만들어 주었다. 이 계획의 프로그램들은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고위 공무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노출콘크리트로 지어진 주 정부청사는 1950년 디자인되어 지금도 정부청사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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챤디가르 1섹터 지역 조각공원에 만들어진 환경조형물


지금도 펀잡주는 인도의 북부 지역으로, 파키스탄과 접경지역은 전운이 감돌아 청사 주변은 군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건물 내부의 사진촬영은 절대 안 된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외부 모습들을 촬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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