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호 칼럼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나라, 프랑스 노트르담대성당과 롱샹성당을 보다

2022.04.29 글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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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나라, 프랑스

노트르담대성당과

롱샹성당을 보다 


글·사진 임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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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샹성당의 내부 벽면 스테인드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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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시대 이후 프랑스인들은 프랑스가 문명의 진정한 중심지이며 사람이 살아가는 법을 선도하는 국가라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17세기에서 18세기에 이르러 프랑스 문화는 세계에 그 유례가 드문 탁월한 위치를 차지했었다. 막강한 군사력과 루이 14세의 명망은 유럽대륙 전체에 걸쳐 프랑스의 매너와 스타일을 모방하게 했고, 태양왕이 발산하는 영광은 많은 나라의 상류 계급에 사치스러운 멋을 내는 풍조를 낳게 했다.

1세기 이상의 기간 동안 중부 유럽의 여러 공국과 공령들의 많은 지배자들이 그들 나라의 수도에 베르사유 궁전과 같은 궁전을 짓기 위해 프랑스 건축가들을 초청했고 프랑스인의 시종과 집사들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의식을 관장했다. 구체적인 것과 환상적인 도시 파리, 파리의 하늘은 늘 낮게 드리워져 있다. 

‘파리의 5월은 아름다워’라는 팝송도 있지만 대체로 파리는 눈 내리기 직전의 11월처럼 하늘이 묵직하게 내려앉아 있다. 그래서 파리의 모든 풍경은 마치 착 가라앉은 것처럼 보인다. 그 가라앉아 있는 밑바닥에는 무엇이 흐르고 있는 것일까. 파리는 옛것과 새것이 조화되어 낮게 가라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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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강가의 이끼 낀 돌 하나, 그 위의 오래된 다리도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균형에 맞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높지도 않고 높이 또한 일정한 건물들….


낡고 더러워 보이지만 그것은 게으름으로 방치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역사의 깊이를 말해주고 있다. 말하자면 파리는 모든 것, 거리의 돌 하나까지도 역사의 손때가 묻어 있다. 소설가이자 정치가인 앙드레 말로는 프랑스 문화상 시절, 이 손때를 벗겨내자고 제의했다가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파리는 낡은 것과 새것이 서로 어우러져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현대적인 롱샹성당을 설계한 르 코르뷔제(1889~1965)

르 코르뷔제는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다. 1923년 새로운 건축적 철학을 엮은 책 <새로운 건축을 향하여>에서 그는 “건축이란 빛 아래 집합된 여러 입체들의 교묘하고 정확하며 장려한 연출”이라고 정의했다. 벽으로 한정된 공간에서 빛의 연출은 그의 건축작품의 주제가 됐고 20여 년 후 1955년 롱샹성당을 설계했다. 르 코르뷔제의 대표작품 중 하나로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롱샹성당은 이름이 말해 주듯 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태초로부터 이와 같이 높은 곳은 기원의 장소였으며, 그에 따라 르 코르뷔제는 깊은 몰아와 명상을 담는 커다란 배를 만들어내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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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센강에서 바라본 노트르담대성당




그가 말하는 자연의 무한한 질서 속에 인간과 자연과 우주와의 오묘한 관계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 남측의 거대한 두께의 벽면은 보는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형태로 변형된다. 그 하나는 비교적 얇은 조개껍질 모양의 벽으로 표현되고 다른 하나는 육중한 모서리가 예리하게 잘려져 있는 듯한 모습으로 움직이는 벽체다.


지붕은 마치 비행기의 날개처럼 윗부분과 아랫부분 사이가 비어있고 내부의 기둥에 의해 유지되는 빛의 색깔과 각도를 조절한 정확한 계산의 결과다. 실로 빛으로 빚은 장엄한 미사곡이다. 외부에서 보이는 세 개의 탑들은 채광과 환기를 위한 것으로 개인 기도실과 명상을 하는 장소로도 이용된다. 


두 가지의 벽체에 의해 표현된 에워쌈과 움직임은 그리스도 신앙인들의 생활에서 가장 본질적인 요소들을 전달하고 있다. 움직임에 의해 특징지어지는 것은 삶의 실제적인 자선활동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이러한 활동은 기도와 명상에 의해 자양분을 공급받아야 하는 것이며 이는 에워쌈에 의해 발전되어간다. 움직임과 에워쌈을 생각하고 유지해 나아가는 것이 신앙인의 임무일 것이다.


벽면들이 흰색으로 처리된 것은 결백과 순결한 마리아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성모 마리아에게 바쳐진 이 성당의 건축적 의미는 예로부터 내려온 이름들인 영혼의 그릇, 단 하나뿐인 헌신의 그릇, 다비드의 탑, 아침에 떠오르는 별, 약속의 궤, 천국의 문 등이 모두 이 성당에서 구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성당은 젊음에서 늙음으로 넘어가는 인간의 삶과 신에 대한 탐구와 사후 생활이 지니는 근본적인 가치들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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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대성당 정면의 스테인드글라스



고전적인 노트르담대성당 

프랑스 파리 중심 센 강 시테섬에 위치한 노트르담대성당은 프랑스 역사의 성당으로 대변할 수 있다. 영어로 ‘Our Lady’ 즉 ‘우리들의 여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들의 여인은 다름 아닌 성모 마리아다. 그래서 노트르담대성당은 ‘성모마리아성당’으로도 불린다. 200여 년 동안 건축되어 1345년에 준공된 성당 중앙에는 장미의 창이라고 불리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있고, 남북으로 솟아 있는 2개의 탑은 높이 69미터로 북탑 아래쪽의 작은 입구에서 387단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면 종루가 있는 정상이 나오게 된다. 파리 중심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노트르담대성당하면 스테인드글라스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비밀의 문으로 들어가 안나의 문으로 나오는 동안 스테인드글라스의 무늬가 햇빛을 받아 환상적으로 빛나는 창문은 실로 감동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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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대성당 외부 디테일



1898년에 지어진 우리나라의 명동성당이 10여 년 만에 완공된 것과 비교하면 200여 년이라는 세월동안 지어진 노트르담대성당의 규모와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성당을 바라볼 때 정문보다는 후문 쪽에서 보이는 것이 훨씬 아름다워 센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사진을 찍는 것도 좋을 듯하다. 또한 이곳 출신의 위대한 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의 역사소설 <파리의 노트르담>의 배경으로 더욱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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