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호 칼럼 ‘일상을 함께한다’ 뉴질랜드 반려동물 문화

2021.10.26 글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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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함께한다’

뉴질랜드 반려동물 문화 


글 박춘태(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기업관리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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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날 필자가 크라이스트처치 지역 뉴질랜드인 친구 집을 방문했다. 그 친구는 그날 집에 아주 재미있는 일이 있다고 했다. 가족들이 거주하는 방으로 안내하더니 침대를 덮고 있는 이불을 걷어보라고 했다. 이불을 걷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개만큼 큰 고양이 한마리가 침대에 잠들어 있다가 이불을 걷자 화들짝 놀라서 깨는 게 아닌가. 반려동물과 공존·공생하는 실제적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그 고양이는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이었다. 


이러한 동물을 일컬어 ‘반려동물(伴侶動物)’이라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개, 고양이, 새를 들 수 있다. 이러한 동물들이 점점 인간 친화적으로 진화해 오면서 요즘 시대에는 상호 교감하고 의지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항공기 탑승도 허용돼 있을 정도다. 단두종(Short-nosed Animals)의 개, 공작새 등 몇몇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공기 탑승이 제외되는 반려동물은 동물의 특성상 항공기 탑승으로 인해 그들 건강에 위협을 주거나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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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정서적 안정과 건강 증진

불안감 해소 및 스트레스 감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 多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실태를 보자. 2019년 기준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의 비율은 전체 가구 수의 26.4%에 달했다. 이러한 수치는 서너 가구 중의 한 가구가 이에 속한다. 반려동물 중 개를 키우는 경우가 약 600만 마리로 가장 많았으며, 고양이는 약 260만 마리로 두 번째로 많았다. 전체적으로 860만 마리의 개·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기에 전체 인구 5100만 명 대비 약 17%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하는 인구가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서 적어도 국민의 20%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렇듯 반려동물이 인간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반려동물이 갖는 매력 때문인데, 가장 큰 매력으로는 심리·정서적 안정, 건강 증진, 삶의 질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 최근 미국 모 대학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인간의 건강 증진에 아주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특히 정서적 안정감을 줌으로써 불안감을 해소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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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및 유기 행위 방지법

중대한 범죄로 인식해 처벌

다른 생명 존중은 인간 기본자질





아울러 스트레스를 받지 않거나 감소시킴으로 인해 고혈압·고지혈증 예방 및 개선 등 혈행 개선에도 뛰어난 효과를 나타냈다고 했다.어디서나 정서적 동반자로서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일은 물론, 국내외 여행지에 데리고 가는 일 등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많은 선진국에서는 반려동물을 비롯한 동물학대 및 유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법 적용을 엄격히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동물학대 및 유기 행위를 중대한 범죄행위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생명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자질로서 당위성이 있다.


최근 영국에서 일어난 반려동물 학대로 인한 처벌의 경우를 보자. 놀랍게도 학대자는 애완견을 키우던 사람이다. 그는 애완견이 평소 코를 자주 들이대자 이를 대단히 귀찮게 생각했다. 그는 궁리 끝에 개의 코에 상처를 입히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그릇된 판단을 해서 어느 날 개의 코에 심각한 부상을 입히기로 했다. 부

상을 입은 개는 큰 위협을 느낀 듯 매우 큰 소리로 짖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개의 짖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이를 이상히 여긴 이웃 주민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은 개의 코에 심각한 상처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관할법원에서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지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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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개인 소유의 동물이므로 경미한 처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판결은 상상을 초월했다. 약 500파운드(약 8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함과 동시에, 학대자는 애완동물을 더 이상 기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평생 반려동물 소유권을 제한한 것이다. 동물 역시 존중받아야 할 한 생명체다. 그렇다면 상처로 겪는 동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인지했더라면 가해 행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뉴질랜드의 반려동물 상황을 보자. 반려동물 수가 약 460만 마리로 추정돼(2016년 기준) 뉴질랜드 인구수와 맞먹을 정도다. 또 전체 가구 중에서 적어도 64%가 한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고 3가구 중 2가구에서 반려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일상을 보자. 해양성 국가인 뉴질랜드는 여름에도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냉방시설 없이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계절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은 늘 세차다. 달리는 자동차의 열린 창문으로 목을 내민 애완견. 세찬 바람에도 불구하고 애완견은 신기한 듯 창밖에 펼쳐진 풍광을 보기에 여념이 없다. 


또 고양이와 개가 함께 한 공간에서 생활하기도 하며, 이들 동물을 데리고 공원을 산책하고 쇼핑하는 일은 흔한 일상의 풍경이다. 어느 날 필자가 크라이스트처치지역에 있는 쇼핑몰에 갔다. 쇼핑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몰 안에 갑자기 큰 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목줄을 한 개는 데리고 온 사람과 함께 자연스럽게 가게로 들어갔다. 개의 몸에는 개 전용 옷이 입혀져 있었다. 특이한 점은 개를 제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 가게는 쇼핑하는 사람이 유독 많아서 사람이 개를 스쳐 지나가거나 약간 부딪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개는 전혀 짖지를 않았다. 이상해서 가까이 가서 보았다.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개. 다시 말하면 맹인안내견이었다. 그야말로 그 장애인에게는 동반할 수밖에 없는 유용한 개다.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에겐 정신과적 장애인 보조 동물(Psychiatric Service Animal)이 필요하듯, 장애인을 돕는 임무를 수행하는 개의 역할은 실로 크다. 더군다나 장애인이 해외를 간다면 장애인 보조동물을 비행기에 동반 탑승시키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처럼 반려동물의 활용 범위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러한 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 제도가 보완·확장 추세에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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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역시 동물을 학대하는 것을 중대 범죄로 간주한다. 그 이유는 동물 학대를 단순하게 동물학대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동물학대가 가정 폭력 및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뉴질랜드의 어느 한 연구기관의 보고서에 의하면, 동물을 대상으로 한 범죄 행위가 사람 폭력 및 가정폭력에 적용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뉴질랜드의 가정에서는 아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려동물 학대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가 꽤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 학대가 모든 연령에 해당되며 폭력적인 가족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기도 한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도 아동학대가 이뤄진 경우, 88%에서 동물 학대로부터 비롯됐다는 보고가 있다. 동물보호법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반려동물에 대한 성숙한 의식이 동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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