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호 칼럼 샹젤리제에 올림픽 찬가 울려 퍼진다 100년 만의 파리 올림픽
샹젤리제에 올림픽 찬가 울려 퍼진다
100년 만의 파리 올림픽
에펠탑과 센강, 콩코르드 광장… 도시 전체가 경기장
예술과 스포츠가 어우러지는 꿈의 향연
글 전경우 스포츠저널리즘 박사
올해 3월 진행된 파리올림픽 성화 봉송 모의 연습 (출처: 로이터=연합뉴스)
“오 샹젤리제, 오 샹젤리제.” 뜻은 모르지만, 한 번쯤은 흥얼거려봤던 프랑스 샹송 <샹젤리제>다. ‘해가 뜨거나 비가 오거나, 대낮이거나 한밤이거나, 샹젤리제에는 당신이 원하는 것이 다 있습니다.’ ‘오(Aux) 샹젤리제’는 ‘샹젤리제에’란 뜻이다. 여기 ‘오’는 ‘와우’하는 감탄사가 아니다.
샹젤리제 거리는 프랑스 파리에 있다. 개선문이 있는 샤를 드골 광장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길이 2㎞, 폭 70m의 아름다운 거리다. 카페와 극장, 럭셔리 상점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7월 14일)에 이곳에서 군인들이 행진을 하고, 투르 드 프랑스 자전거대회의 피날레 레이스가 펼쳐진다. 크리스마스와 새해에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테러와 시위, 파업 등 화려한 도시 이면에 감춰진 쓸쓸한 풍경도 존재한다.
샹젤리제 거리를 비롯한 에펠탑과 콩코르드 광장, 센강 등 파리의 명소들이 올림픽 무대로 변신한다.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온 도시가 거대한 올림픽 경기장으로 탈바꿈한다. 100년 만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이 전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것이다.
제33회 하계올림픽인 올해 파리 대회는 현지 시간 7월 26일 개막해 8월 11일까지 지구촌 축제를 이어간다. 공식 개막일은 7월 26일이지만 축구, 럭비, 핸드볼, 양궁 등이 7월 24일과 25일 경기를 먼저 시작해 실제 대회일 수는 19일에 이른다.
파리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 (출처: EPA=연합뉴스)
파리에서 하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것은 1900년과 1924년에 이어 이번이 100년 만이자 세 번째다. 한 도시가 하계올림픽을 세 번 여는 사례는 영국 런던(1908년·1948년·2012년)에 이어 파리가 뒤를 잇게 됐다. 유럽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하계 대회로는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이고, 동계 대회까지 포함하면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 이후 올해가 10년 만이다.
파리올림픽에서 수여될 메달 (출처: EPA=연합뉴스)
직전 하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예정보다 1년 늦은 2021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됐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사실상의 무관중 대회로 진행됐다. 파리 대회는 하계 대회 기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이후 8년 만에 관중이 함께하는 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대회 마스코트는 ‘프리주(Phryge)’라는 이름의 ‘자유의 모자’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시민군이 쓴 프리기아 모자를 형상화한 것으로 ‘자유, 평등, 박애’로 대변되는 프랑스의 삼색기(청·적·백)를 기초로 만들었다.
대회 슬로건은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다. 양성평등과 포용을 강조한 것으로 특히 이번 대회에는 1만 명이 넘는 참가 선수의 남녀 비율이 사상 최초로 50%로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 올림픽은 총 32개 종목에서 329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이 벌어진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은 33개 종목에 금메달 수가 339개였는데 직전 대회에 비해 금메달 수가 줄어든 것은 1960년 이탈리아 로마 대회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대회에서는 브레이킹이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열린다. 도쿄 대회 정식 종목이었던 야구·소프트볼과 가라테는 제외됐다. 종목별로는 수영(수구·다이빙·아티스틱 스위밍 등 포함)이 49개로 가장 많고,육상이 48개로 그 다음이다. 사이클(22개), 체조, 레슬링(이상 18개)에서도 많은 금메달이 걸려 있다. 개회식은 파리를 관통하는 센강과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옆의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다. 참가국 선수들이 배를 타고 센강 위로 입장하는 장면이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센강 개회식 (출처: 파리올림픽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파리 샹드마르스에 건설 중인 비치발리볼 경기장 (출처: AFP=연합뉴스)
에펠탑 광장에서 비치발리볼 경기가 열리고 베르사유 궁전에서 승마와 근대 5종 경기가 개최된다. 태권도는 역사적 건축물인 ‘그랑 팔레(Grand Palais)’에서 진행되며, 테니스 경기는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롤랑 가로스’에서 펼쳐지는 등 유서 깊은 경기장들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는 하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드는 ‘10-10’을 목표로 삼은적이 있으나 옛날이야기다. 이번 대회에는 금메달 5∼6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도쿄 대회에서도 금메달 6개였다. 양궁, 펜싱 등에서 금메달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도쿄 대회에는 불참했던 북한이 2016년 리우데자네 이루 이후 8년 만에 하계올림픽에 나올 수도 있다. 북한은 리우 대회에서 역도와 체조에서 금메달 1개씩 따냈으며 당시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브라질을 찾아 북한선수들을 응원했다.
프랑스 정부가 가장 우려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 대목은 ‘안전’이다. 사상 처음 야외에서 진행되는 센강 수상 개막식이 테러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테러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개막식 관중 규모를 애초 60만 명에서 32만 명으로 줄였다. 선수단이 행진하는 센강 6㎞ 구간 주변과 시내에는 총 4만 5000명의 경찰과 헌병대를 배치한다. 드론공격 등에 대비하기 위해 개막식 시작 전인 오후 7시부터 모든 행사가 끝나는 자정까지 파리 공항은 물론시 중심에서 반경 150㎞까지 상공을 폐쇄한다. ‘테러방지 구역’을 지나는 약 15개의 지하철역은 무정차 통과한다.
태권도와 펜싱 경기가 치러질 그랑 팔레 (출처: 연합뉴스)
올림픽 기간 내 보안 강화를 위해 미국, 영국, 독일, 폴란드 등 약 50개국에서 2500명의 경찰과 군인, 탐지견 등도 지원받는다. 테러 위험인물을 걸러내는 작업도 해왔다. 급진 이슬람 성향을 가졌거나 극우·극좌 인물과 과격 환경단체 회원들을 요주의 인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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