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호 칼럼 뉴질랜드에서의 워킹홀리데이

2023.11.15 글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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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의 워킹홀리데이 


글 박춘태 박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제와 더불어 수많은 사람들의 국가 간 왕래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호기심과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문화에 도전해 보고자 하는 빛이 역력하다.


그들이 다른 국가에 가서 하는 일 가운데 관심을 갖는 것으로 ‘워킹홀리데이’라는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1960년 이전만 하더라도 뉴질랜드와 호주 양국의 청년들이 양국을 여행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은 넉넉지 않았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서 여행을 하는 동안 또는 마치고 나면 늘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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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정부를 상대로 양국에서 여행을 하면서 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고민한 양국 정부는 마침내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는다. 1961년 발효된 호주-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협정이다. 이 협정에 따라 호주와 뉴질랜드 청년들이 상호 체류하고 일할 수 있게 됨은 물론 양국 간의 문화교류를 증진시키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국가 간 워킹홀리데이 협정은 점차 늘어났으며 다양한 국가들이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은 주요 세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다. 문화체험, 언어습득 그리고 일을 할 수 있다.


워킹홀리데이를 지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근본적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탐험하고 싶다는 희망 그리고 해외에 체류하면서 취업한 이력이 국내 취업 시 유리할 것이라는 선형적인 희망도 한몫을 할 것이다. 이렇듯 워킹홀리데이의 목적은 1년 정도 젊은이들이 상대국가에서 일과 여행을 함으로써 상대국가에 대한 인지도와 이해도를 높이고 문화교류, 일자리 경험, 네트워크 구축을 증진하기 위함이다. 반드시 취업을 해야 된다는 조건은 없지만 다른 국가를 가는 젊은이들 대부분이 취업을 하는 실정이다.


단순하고 쉬운 일자리부터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자리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일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뉴질랜드는 1차 산업과 서비스 업종이 발달한 나라이기에 농장 및 이와 관련된 공장, 호텔, 음식점, 슈퍼마켓, 카페 등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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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 허가기간이 1년인 관계로 이 기간 동안 장소를 옮겨가며 취업을 할 수 있는데 북섬의 오클랜드, 웰링턴, 해밀턴 등지에서 일을 한 후 남섬으로 옮겨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과정에서 여러지역의 문화 또한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 다민족 국가로 이뤄진 뉴질랜드는 개인간·민족간 다양성을 존중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현지 문화와의 차이로 일어나는 갈등이 있다. 가끔 일어나는 문화 충돌로 감당하기 힘든 황당함을 겪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하나씩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마침내 ‘함께 성장해 나가는 그들’을 발견한다.


필자가 작년 어느 날 크라이스트처치의 ‘더 팜스(The Palms)’라는 쇼핑몰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한 아시안 마켓을 들어가니 막 도착한 듯한 여러 개의 팔렛이 있었고 포장도 뜯지 않은 제품박스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직원들 중에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를 말하는 사람도 있어서 아시아 출신 다국적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어떤 직원들은 포장된 박스를 열고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놓는가 하면, 어떤 직원은 수량을 확인하고 진열하는 등 무척 바빠 보였다. 이로 인해 어떤 섹션은 통로가 막히듯 비좁았다. 그 와중에 고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해 가게 안은 순식간에 발 딛을 틈조차 없었다.


한 고객이 직원에게 다가가서 자기가 원하는 물건의 위치를 알려달라고 했다. 당시 그 직원은 물건을 섹션별 분류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고객이 묻자, 귀찮다는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면서 “똑바로 가서 오른쪽으로 가면 돼요!”라고 영어로 말했는데 그 어투가 좀 퉁명스러워 보였다. 그 순간 고객은 입술을 씰룩거린다. 감정적으로 불안하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느껴 가까이 다가가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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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서비스에 대한 직원의 태도가 아주 못마땅하다고 했다. 고객을 응대하는 데 있어 갖추어야할 덕목이 있는데 이를 실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미소가 없으며 눈과 눈이 마주쳐야 되는데 다른 쪽을 보고 있었으며, 고객의 서비스를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데 고객인 자기한테 지시를 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했다.


필자는 바로 다른 직원에게 이 상황을 설명했다. 고객을 응대한 직원이 며칠 전 워킹홀리데이로 왔다고 하면서 바쁘다보니 발생한 일이라 이해해 달라고 했다. 뉴질랜드에 워킹홀리데이로 온 청년이 경험한 문화충돌 현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는 뉴질랜드에서의 일과 여행을 통해 문화를 체험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현지인들과 친분을 쌓음은 물론 다른 국가의 청년들과도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이점이다.


이번엔 워킹홀리데이로 뉴질랜드에 온 한 한국 청년의 예를 보자. 한 한국인 청년이 워킹홀리데이로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한국음식점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음식점 가까이에 위치한 공원에서 다민족 축제가 열리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거기서 한국음식이 선보일 수 있다는 소식도 듣게 되었다. 그는 매우 흥분했다. 그는 비빔밥, 불고기 등 여러 가지 한국 음식을 요리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 기간 동안 현장에서 한국 음식의 열풍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다민족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과 사진도 찍고 그가 요리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요리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 한국음식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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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워킹홀리데이는 궁극적으로 국제적 감각을 갖게 하며 사회문화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주의해야 할 점으로는 문화 차이 및 언어 미숙으로 인해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차이가 비록 미묘한 차이일지라도 소통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확실한 소통을 위해서는 늘 재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울러 뉴질랜드 문화 및 생활방식 등에 대한 지식이 선행학습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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