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호 칼럼 뉴질랜드 녹용 산업이 번창하게 된 이유

2024.03.16 글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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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녹용 산업

번창하게 된 이유 


글 박춘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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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식문화의 핵심 양고기

영국에 음식(food)은 있어도 요리(cuisine)는 없다는 우스갯말이 있을 정도로 영국 음식은 악명 높다. 영국에서 ‘국가의 특유성을 갖춘 요리’라 부를 수 있는 건 양고기를 활용한 음식들일 것이다. 시골 양치기 목동의 식사였던 셰퍼드 파이(shepherd pie)도 양고기를 활용한 영국 특유의 전통 음식이다. 양고기는 영국 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다.


양은 여타 가축들과 구분되는 이점이 하나 있다. 1년에 한 번씩 인간에게 양모를 제공하고 모직물로 가공된다. 그렇기에 오래전부터 영국 귀족들은 농산물 대신 양을 키웠으며, 양은 그들의 주요 수입원이 됐다. 양고기는 곧 영국 식문화의 한 축으로 발전했다.


영국인들은 대항해시대에 신대륙으로 뻗어나갔다. 그때 배에 실었던 양은 신대륙의 주요 소득원이 됐다. 어린순까지 다 뜯어 먹는 양 특유의 습관이 미국 서부 지역 목초지 환경 특성과 맞지 않아 생태를 황폐화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목초지를 두고 벌인 소 목축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양 목축업은 밀려났다.


딩고(dingo) 이외에 별다른 맹수가 없고 풀이 빠르게 자라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양 목축업은 큰 산업으로 발전했다. 최근 국내에 확산 중인 양고기 식문화는 영국의 문화가 수백 년에 걸쳐 지구 한바퀴까지 돈 뒤 한국에 진출한 나비효과라 할 수도 있다.


사슴 녹용은 오랫동안 건강식품과 천연 의약품으로서 널리 알려졌다. 녹용은 살아있는 사슴에게서으로 채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채취와 관리, 보관, 유통에 더욱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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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세계 최대의 사슴 사육 환경을 자랑하며 현재 사슴 녹용 최대 생산국이다. 그렇다면 뉴질랜드 사슴 녹용은 어떻게 다를까?


뉴질랜드는 500만 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나라로 인구에 비해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다. 또한 청정한 자연 환경과 넓은 대초원을 가지고 있어 사슴 사육에 매우 유리하다. 대다수의 나라에서는 사슴을 일정한 우리에 가두어 사료를 먹이며 사육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몇 십만 평에 달하는 산맥 초원에서 야생 목초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적고 건강한 사슴을 키울 수 있다.


뉴질랜드의 사슴은 청정한 자연 환경을 기반으로 높은 수준의 동물 복지를 보장하여 사슴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여긴다. 이 때문에 뉴질랜드의 모든 사슴 농장은 모두 ‘다섯 가지 자유’를 바탕으로 사슴을 관리한다.


▲ 배고픔과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 고통, 부상,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 두려움이나 괴로움으로부터의 자유 이러한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뉴질랜드 사슴은 넓은 초원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신선한 야생풀을 뜯어먹으며 자란다. 또한 뉴질랜드 정부 주도하에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과 사슴 산업 집중 농장 프로젝트를 운영하여 높은 건강한 사슴을 키워내고 있다.


녹용은 사슴의 뿔에서 추출되는 전통적인 한약재다. 사슴의 뿔이 성장하는 동안 형성되는 연질 조직으로 주로 어린 사슴의 뿔에서 채취한다. 녹용은 그 자체로 또는 다른 한약재와 함께 사용되며 영양가가 높고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용은 수천 년 동안 동아시아에서 전통 의학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 녹용은 체력 증진, 회복력 강화 그리고 노화 방지 등의 목적으로 소비되어 왔다. 역사적으로 녹용은 왕실과 귀족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으며 그들은 녹용을 장수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여겼다. 역사적 배경과 전통적 사용은 녹용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 보조 식품 및 치료제로 인기가 있다.


주요 구성 성분으로는 아미노산, 미네랄, 콜라겐, 각종 비타민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영양소들은 인체의 여러 기능을 지원하며 특히 면역력 강화, 피로 회복 그리고 성장 촉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녹용이 갖는 영양적 가치와 생리활성 효과는 현대 과학 연구를 통해 점차 더 많이 밝혀지고 있으며 이는 녹용을 현대적인 건강 보조 식품으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중요한 기반을 제공한다.


마오리어로 ‘아오테아로아’라고 불리는 뉴질랜드(New zealand)는 오세아니아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로 약 100만(?) 마리의 사슴에게서 녹용이 채취되고 있다. 그러나 예전에는 뉴질랜드에 사슴이 없었다. 영국에서 이주해온 귀족들의 사냥감으로 유럽에서 데려왔다. 이것이 뉴질랜드 녹용수 출의 기반이 되었다. 사슴 품종은 레드디어(적록)로 현재 뉴질랜드 사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사슴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 이유는 일정하게 관상용 또는 사냥감으로 사육되던 사슴들이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울타리를 벗어나 야생 사슴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점차 이를 토대로 1960년대에는 사슴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많아져 나중에는 사슴의 개체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많이 하게 된다. 한 예로 야생 사슴의 귀를 잘라오면 국가에서 돈을 주는 정책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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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이후 뉴질랜드 녹용의 가치를 알아본 소련과 중국, 홍콩과 한국에서 녹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뉴질랜드 사슴이 하나의 농장을 통해 길러진다. 당시 헬리콥터를 통해 야생 사슴들을 대형목장으로 이동시켰다. 현재 뉴질랜드 녹용은 전 세계 녹용 수출의 79% 정도를 충당할 정도의 대규모 시장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뉴질랜드 녹용은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수출품이 되었다. 뉴질랜드는 다양한 목축업을 하고 있는 만큼 동물들의 관리에 있어 발전한 나라다. 또한 넓은 토지를 바탕으로 작은 농장에서 사료로 사육되는 것이 아닌, 넓은 대초원에서 목초를 뜯으며 살기 때문에 건강한 사슴으로 자라게 된다. 또한 뉴질랜드 녹용의 경우 절각 시기가 더 빠르다. 뉴질랜드 녹용은 생장 후 50~55일 정도 이후에 절각하기 때문에 녹용 속에 혈액을 비롯한 성분들이 골화되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뉴질랜드 녹용은 주로 9월에서 11월 사이에 수확을 한다. 이 기간은 사슴의 뿔이 가장 크고 튼튼한 시기로 녹용을 수확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뉴질랜드는 지금 봄에서 초여름 시기의 계절이기 때문에 사슴의 뿔에 혈액 공급이 활발해지고 이로 인해 영양 성분도 풍부해지는 시기다.


뉴질랜드는 제1 국시가 자연환경 보호인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국가다. 때문에 청정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구 당 토지 비율이 굉장히 넓은 국가이기 때문에 농축업, 목축업이 자연 환경과 맞물려 잘 발달한 나라다. 또한 현재 뉴질랜드는 사슴 최대 생산국으로 전 세계로 굉장히 많은 사슴고기를 비롯한 녹용을 수출하고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양의 뉴질랜드 녹용이 수입되고 있고 실제로 제품으로도 출시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녹용 제품들도 덩달아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뉴질랜드 녹용의 장점으로는 바로 동일한 품질이다. 중국산 사슴과 뉴질랜드 사슴의 경우 모두 레드디어 종이긴 하지만 뉴질랜드 녹용의 경우 중국산 녹용보다 일정하면서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그 이유는 중국산 녹용의 경우 우리에 가둬두고 배합사료를 먹여 생산하여 품질이 제각각인 경우가 있지만 뉴질랜드 녹용은 방목된 사슴에게서 채취되기 때문. 좋은 뉴질랜드 녹용이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자면 바로 뉴질랜드의 기후를 꼽을 수 있다.


뉴질랜드 사슴농장의 경우 대부분 초원을 바탕으로 사슴이 사육되고 있고 기온이 따뜻한 곳부터 다양하기 때문에 러시아 녹용 대비하여 생장환경이 뛰어나다 볼 수 없다. 러시아의 경우 기본적으로 추운 영하의 환경이기 때문에 사슴들이 스스로 생장 에너지를 내어 골격이나 근육 역시 더 발달하였고, 뿔 역시 더욱 크고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대부분이 추운 환경과 사슴이 생활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자랑하는데, 넓은 영토와 함께 1년 내내 춥고 일교차가 큰 기후를 통해서 사슴들이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더욱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뉴질랜드의 녹용은 폐기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에 한인들이 녹용 사업을 하게 되었다. 이는 한국인들이 남긴 큰 족적이라 할 수 있다.


184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뉴질랜드에는 사슴이 없었다. 그러다가 1850년대 영국 초기 이주자들이 관상용으로 적록에 속하는 ‘엘크(ELK)’라는 대형 사슴을 뉴질랜드에 들여왔다. 뉴질랜드의 대초원에 방목된 사슴들은 자연 약초를 먹고 번식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까지 뉴질랜드에서 녹용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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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뉴질랜드 현지인)들은 사슴을 사냥한 후 사슴뿔을 폐기물로 취급했다. 그들은 사슴뿔의 시장가치를 전혀 알지 못했으며 그것이 오히려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했다. 뉴질랜드와 달리, 한국에서는 사슴이 건강, 장수의 상징으로 불리었기에 녹용은 풍부한 칼슘, 보정강장용 보약으로 애용되었다. 키위들이 아무렇게 버리는 사슴뿔을 본 한국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국인들은 자루를 갖고 다니면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닥치는 대로 사슴뿔을 모았다. 그리고 녹용사업을 펼쳐 수출을 하는데, 대박을 터뜨린다. 일례로 1975년 2월, 한 한국인이 합작으로 녹용사업을 시작했는데 공장을 신축할 때 부동산 평가액의 9배까지 융자를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했던 동인은 무에서 유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뉴질랜드 기관에서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뉴질랜드 정부로부터 보상금까지 받는다. 그 이유는 무용지물로 생각하는 야생 사슴을 잡아 준 대가였다.


1990년대 초까지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한인 가족은 녹용 관련 사업에 종사하였다. 상당한 부를 축적했다. 뉴질랜드 녹용은 전 세계적으로 그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있다.


그 이유는 사육 환경이 다르고 녹용을 조기 절단하며 저온 건조하며 진공 건조 방식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소비하는 녹용의 70%를 뉴질랜드에서 공급한다. 2006년 기준으로 160여만 마리의 사슴이 4500여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다. 매년 550~600톤의 녹용을 생산하며 5700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녹용 가공업체는 33개이며 이 가운데 한국인이 경영하는 업체는 1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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