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호 문화 영화로 한국을 알리다
영화로
한국을 알리다
글 백은영
한국 영화의 위상이 한층 더 드높아졌다. 지난 5월 열린 세계인의 영화 축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거머쥐면서 다시 한 번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눈부시게 성장한 한국 영화가 연출과 연기, 제작 등 여러 분야에서 쌓아온 내공이 있었기에 이번 칸영화제에서의 2관왕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꾸준히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 영화의 국제영화제 수상은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요 국제 영화제에서 최초로 수상한 한국 영화는 1961년 제1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특별상을 수상한 강대진 감독의 영화 <마부>다. 1960년대 초 한국 영화의 한 경향을 이뤘던 서민적 리얼리즘 영화의 하나로 한국 영화가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길잡이가 됐다.
배우 송강호가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후 1987년 제4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1986)>로 배우 강수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영화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는 전 세계에 감독 ‘임권택’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이기도 했다.
임권택 감독은 2002년 영화 <취화선>으로 제5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이는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으로 기록돼 있다. 감독상 수상 이전에도 영화 <춘향뎐>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등의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주요 국제 영화제에서 최초로 수상한 한국 영화는 1961년 제1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특별상을 수상한 강대진 감독의 영화 <마부>다. (출처: 영화 <마부> 포스터)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2002)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이스>가 특별감독상을 수상했으며, 배우 문소리가 같은 영화로 신인배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2007)>은 제60회 칸영화제에서 배우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이다.
무엇보다 한국 영화 사상 가장 큰 쾌거를 거둔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2019)>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으로 2019년 제72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2020)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을 받으며 명실상부 한국 영화의 위상을 최고봉에 올려놓았다.
왼쪽) 임권택 감독은 2002년 영화 <취화선>으로 제5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출처: 영화 <취화선> 포스터)
오른쪽)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 (출처: 영화 <박쥐> 포스터)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2020)>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2021)에서 배우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을 안겼으며,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2021)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는 등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지난 2004년 제57회 칸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에서는 영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이후 영화 <아가씨>로 제69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는 등 그야말로 ‘칸느 박’이라고 불릴 정도로 칸영화제와는 깊은 인연이 있는 감독이다. 그의 애칭 ‘칸느 박’은 칸이 사랑한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이번 감독상 수상으로 박찬욱 감독은 칸영화제 본상만 세 번 수상해 한국 영화인으로서는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영화 <헤어질 결심> 포스터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헤어질 결심>을 두고 “눈을 뗄 수 없이 매혹적인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이 훌륭한 로맨스와 함께 칸에 돌아왔다. 텐션, 감정적 대치, 교묘한 줄거리의 비틂, 최신 모바일 기술의 천재적 활용 등 너무나도 히치콕스러웠다”고 평가했다.
또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배우 송강호에게 영예의 남우주연상을 안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는 아기를 키울 적임자를 찾아주려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송강호)과 파트너 동수(강동원), 브로커를 집요하게 뒤쫓는 형사 수진(배두나), 베이비 박스에 두고 간 아기를 되찾으려는 엄마 소영(이지은) 그리고 수진과 함께 브로커를 쫓는 후배 이형사(이주영)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그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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