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호 문화 고려의 세계 최초 금속활자 발명 Ⅳ
고려의 세계 최초 금속활자 발명 Ⅳ
글·사진 이명우 운룡도서관·운룡역사문화포럼 회장
<직지> 책에 금속활자임을 표시하는 주자(鑄字)와 주조년도(宣光七, 1377년) 및
주조장소(흥덕사)가 뒷장에 명기된 것이 있어 이 <직지> 책이 확실하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로 <성경>을 인쇄한 연도인 1455년보다
78년 앞선다는 것이 판명된 것이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이하 직지(直指)>이 1967년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근무하던 서지학 전공의 고(故) 박병선 박사에 의해 도서관 소장품 중에서 발견됐다.
<직지(直指)>는 원래 고려 말기의 경한(景閑)스님(1299~1375)이 역대 여러 부처와 조사의 게송법 등에서 선(禪)의 요체를 깨닫는 데 필요한 내용을 뽑아 엮은 책으로 상하 2권으로 되어 있다. 경한스님이 입적한 지 3년 뒤인 우왕 3(1377)년 7월 충북 청주시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한 초간본이다.
박병선 박사가 발견한 <직지(直指)>는 1887년 서울 주재 프랑스 공사로 부임하여 근무한 콜렝 드 플랑시(Collin de Plancy, 1853~1922)가 우리나라에서 수집한 것을 프랑스로 갖고 간 것을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H. Vever, 1854~1943)가 수집하여 1950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한 뒤 보관된 것이다.
박병선 박사는 이 <직지>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이란 증거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이러한 특징들은 조선 초기 태종 3(1403)년의 계미자본(癸未字本)인 <송조표전총류(宋朝表牋總類)>와 비교해볼 때 활자의 주조와 판짜기의 기법이 훨씬 떨어지
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므로 이는 <직지>가 사찰 재래의 전통적 방법에 의한 초기 활자 인쇄의 특징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직지> 책에 금속활자임을 표시하는 주자(鑄字)와 주조년도(宣光七, 1377년) 및 주조장소(흥덕사)가 뒷장에 명기된 것이 있어 이 <직지> 책이 확실하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로 성경책을 인쇄한 연도인 1455년보다 78년 앞선다는 것이 판명된 것이다.
박병선 박사는 3년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1972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책의 역사’ 종합 전람회에 <직지>를 출품했다. 이러한 박병선 박사의 노력과 전시를 통하여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했다는 사실이 공인됐으며 2001년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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