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문화 영국의 문화시설

14일 전 글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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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의 사진작가의 세계문화기행 29

영국의 문화시설 


글·사진 임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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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시내를 달리는 더블데커(Double Decker)와 패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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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근교의 주거지역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영국의 런던을 사람들은 펑크와 신사로 표현한다. 펑크는 현대를 살아가는 진취적이고 활발한 모습이라면 신사는 전통을 고수하고 보수적이고 예를 잘 지킨다는 말이다.


과거 대영제국의 면모를 유지하면서 남다른 강인함과 자존심으로 전통을 고수하고 현대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붉은 색과 갈색이 엮어내는 전통가옥들과 빨간색 2층 버스인 더블데커(Double Decker)가 도심을 누비고, 롤스로이스 검정택시가 영국의 자존심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전통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이라고 하면 ‘런던 포그’와 ‘바바리코트’가 얼핏 생각나면서 우산과 비의 도시로 연상된다.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서인지 나 역시도 런던 체류 중 영락없이 안개 낀 도시의 모습을 카메라에 많이 담게 됐다. 사진을 찍으면 스모그 필터를 사용하는 것처럼 나온다.


런던은 파리나 뉴욕과 같은 화려함보다는 스모그 현상 때문에 건물들이 잿빛으로 보이는 오랜 역사를 지닌 대국다운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트라팔가 해전(Battle of Trafalgar)의 승리를 기념하는 웅장한 넬슨 제독의 동상이 있는 트라팔가 광장, 전통 있는 영국 국회의 전당인 국회의사당이 테스강변에 자리 잡고 있으며, 13톤이 넘는 시계가 매 15분마다 알려주는 빅벤(Big Ben) 시계탑, 국왕의 대관식과 장례식이 거행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화려한 역사의 그늘에 비극이 감춰진 런던탑과 타워브릿지 등 수많은 명소들이 런던에 자리하고 있다.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어디서 무엇을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 나라마다 역사와 문화가 전혀 다른 모습들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많은 차이를 보인다. 방문하는 나라마다 현대적인 건축과 도시는 비슷하면서도 다양한 볼거리들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취미나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보는 것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그 나라의 도시를 방문하면 가장 쉽게 찾는 곳이 박물관이다. 박물관하면 그 나라의 역사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문화시설들이다.


나는 건축과 디자인, 미술과 관련된 곳을 찾는다. 어떤 이들은 음식점 같은 레스토랑을 찾아가고 의상, 패션에 관심이 있는 곳을 찾아갈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볼거리를 찾는 여행은 너무도 많은 공부 아닌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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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주의 건물의 대표적인 로이드 보험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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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주의 건물의 대표적인 로이드 보험빌딩



런던 로이드 보험빌딩 


런던 로이드 보험빌딩은 런던의 도시 중심인 금융 지역에 위치한 건물로 도시의 밀집 지역과 중세풍의 가로 패턴 속에 놓여 있다.


사람들이 좁은 도시 가로들을 따라서 접근해감에 따라 이 건물은 점차적으로 자유롭게 서 있는 구조적 골격, 반투명한 벽체, 테라스 및 유리 지붕의 경관을 펼쳐 보인다. 이 역사적 도시의 고르고 고운 구조 조직을 재언명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형태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었다. 로이드 빌딩은 반복적 설계 디테일뿐만 아니라 정직하게 표현된 재료와 구조 등에 의해 설계되었다.


주 건물은 단순한 장방형으로서 이 장방형 주위에 6개의 타워가 리프트, 화장실, 주방, 피난 계단 및 로비 등을 갖추도록 만들어졌다. 이러한 요소들을 위성 타워에 집중시키고 외부의 기둥들이 주 건물을 지지하게 함으로써 외피로 둘러싸인 내부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공간을 얻을 수 있으며 사용상의 구속 조건들이 최소화한다.


이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측면은 바로 유연성(flexibility)이다. 로이드 빌딩은 두 번씩이나 자리를 옮겼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변화하는 주위 환경에 적응할 능력 및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 건물은 통제된 골격의 범위 내에서 입면이 필요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 하나의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공급 설비, 기계적 시설, 리프트, 화장실, 주방, 피난 계단, 로비 등은 오래된 경우에 보수하거나 대체가 가능하도록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 건물은 중앙 아트리움이 내려다보이는 일련의 동심 축을 가지는 전시관들로 디자인 되었다. 이런 방법으로 여러 개의 전시관들은 보험업자와 주식 중개인들이 서로 볼 수 있고 사무 업무가 부드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다. 중앙의 사각형 아트리움은 건물의 최상층 높이에 있다. 이 공간은 위에서부터 각 층 깊은 곳의 중앙을 밝게 하고 있다.


내부의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이 건물의 전체적인 개념은 극도로 단순하고 논리적이다. 서비스룸은 아래쪽의 지면 레벨에 위치해 있다. 이것은 로이드 빌딩의 레스토랑 및 커피숍, 바 상점, 도서실, 회의실, 리셉션 공간 등을 수용하는 반 공적공간이다. 그 다음은 갤러리 및 사무공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장단 회의실 등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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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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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 갤러리 외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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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 갤러리 외부 디테일


크롤 미술관(테이트 미술관) 


1980년 크롤재단은 윌리엄 터너의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제임스 스털링에게 런던에 있는 테이트 미술관의 확장을 의뢰했다. 스털링이 디자인한 이 새로운 신관은 두 팔을 벌린 평면적 형태로서 하나는 1987년에 완공되어 옛 건물에 연결되었고, 오른쪽 모서리에 붙어있는 또 다른 하나는 이전 19세기 병원의 관리인 숙소였던 곳이다.


터너의 작품이 전시되는 9개의 전시실은 ‘L자’형으로 확장된 긴팔 평면상의 2층에 있다. 이들 중 두 개의 전시실은 소장품 중에서 회화 전시를 위해 디자인되었는데 그것은 정규적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크기와 모양이 다양한 전시실들은 옛 건물의 전시실에서 진입할 수 있도록 같은 레벨에 두었다.


테이트 미술관에서 나온 방문객들은 2층에 첫 번째 전시실이 있는 새 건물동으로 들어간다. 여기에서 스털링은 오른쪽에 길이는 똑같고 폭이 약간 좁은 전시실을 위치시켰는데 그 두 개의 긴 측면에는 두 개의 작은 전시실이 접해 있다. 전시실의 조명들은 지붕창 톱라이트에 의한 자연채광이 사용되며 곡면으로 굽어진 천정 패널은 전시벽에 빛을 반사한다. 자연광과 인공광의 조합도 가능하며 자연광을 실내에서 완전히 차단할 수도 있다.


1층은 교육 공간, 180석의 객석을 갖춘 강당, 서류 보관을 위한 공간, 행정 사무실, 정원과 현관홀이 바라다 보이는 독서실, 연구실 등을 수용하고 있다. 테이트 미술관을 경유하는 가장 일반적인 출입구와는 별도로 크롤 미술관은 또한 1층으로부터 동쪽 면에 있는 정원 및 테라스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이 정원에는 연못과 파골라가 있는 포장된 테라스로 안내하는 두 개의 자갈길이 있다. 테라스의 북쪽 면에는 크롤 미술관으로 통하는 출입구가 있는데 그것은 테이트 미술관 쪽의 주출입구와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강 쪽으로 방향을 정하지 않았다.


크롤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전면 테라스 현관은 낮은 홀을 향해 연결되어 있는데 그 속에는 안내 데스크가 놓여 있다. 이 낮은 홀은 계단에서 전시실로 올라가면서 볼 때 기념비적인 표정을 나타내며, 이 계단 위에서 높고 폭이 좁은 천장이 길게 트인 틈을 향해 열려 있다. 계단실은 박물관의 각 실로 갈 수 있는 긴 전시실로 향하는 진입 수단을 제공한다.


색은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두 종류의 기본적인 회백색과 오렌지 베이지는 크롤미술관 도처에, 예컨대 전시실 바깥쪽 공간들과 로비 및 강당 안에 사용된다. 여기에 색채 부호들이 추가되어 계단실 난간은 핑크색, 방문객들에게 전시실로 가는 방향을 지시하는 큰 아치형의 개구부의 경우에는 청록계 군청색이, 터너의 작풍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실들의 벽은 따뜻한 회색으로 처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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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안미술관 건물 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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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안미술관 내부 전시 모습


소안미술관 


영국의 건축가인 죤 소안(John Soane)은 우리들에게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건축가로 19세기를 전후하여 왕성한 건축 활동을 통하여 훌륭한 작품들을 남겼다.


소안미술관은 1792년부터 1824년까지 본인의 주택으로 짓기 시작하여 40여 년간 증·개축을 하면서 완공해 현재는 그의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존의 건물들과 대조를 이루는 것은 전면이 도로 쪽으로 1m정도 돌출되어 1층, 2층의 전면에는 아치형 문들이 모던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돌출된 지붕의 양쪽에는 여인의 조각 작품이 있고 평범한 입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 들어서면 섬세하고 다양한 내부공간을 이루고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비좁고 약간 어두운 복도를 따라 커다란 거실로 통하게 되어 있는데 크고 작은 공간들이 서로 유기적인 연결로 배치하고 있다. 연결 복도 중앙에는 톱라이트가있어 어두운 실내 공간을 밝게 비추어 주고 있는 모습은 가급적 외부의 빛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흡수하려는 설계 방식이다.


미로와 같이 좁은 통로와 원형 기둥과 벽면들은 공간의 중첩성과 깊이를 체험하게 된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어 가뜩이나 좁은 공간과 벽면에 있는 유물들과 골동품들이 공간을 더욱 답답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각 층마다 거의 같은 배치 형태에는 많은 유물들과 그림들로 꽉 차 있으며, 다양하고 세심하게 꾸며진 공간들은 2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관심과 흥미를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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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택의 창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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