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호 마루대문 60초의 마법, 당신의 하루를 사로잡다!

2024.06.08 글마루
0 1024


60초의 마법,

당신의 하루를 사로잡다! 


글 장수경


5719674534e1dd2510397ccd29380c5f_1717817413_4055.jpg

한국에서 유행한 중학생의 슬릭백 챌린지



오늘도 당신은 출근길에 스마트폰을 꺼낸다. 15초짜리 드라마 짤, 20초짜리 댄스 클립, 40초짜리 요리 레시피 영상까지. 어느새 당신은 시계를 보며 이렇게 외친다. “아니,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났다고?”. 출근길 뿐만이 아니다. 점심시간 카페에서, 잠들기 전 침대에서도. 당신의 스마트폰에서는 쉴 새 없이 짧은 영상이 흘러나온다. 짧지만 강렬하고, 중독적인 이 콘텐츠에 우리의 일상은 왜 잠식해 버린 걸까. 그 짧고 강력한 마법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세상을 바꾼 플랫폼들

‘숏폼(Short-Form)’은 길이가 짧은 형태의 콘텐츠다. 주로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이지만 대부분은 60초 이내로 구성된다. 이런 콘텐츠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대인들이 빠르고 간결한 정보를 선호하는 시대적 흐름과 숏확행(Short,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의 합성어)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런 콘텐츠는 주로 스마트폰을 통해 시청되며, 세로형 비디오로 업로드되는 경우가 많다.


숏폼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변화의 속도는 빠르다. 초기의 숏폼 콘텐츠는 간단한 텍스트나 단순하고 짧은 영상이 대부분이었다. 트위터는 140자(현재는 280자)라는 제한된 글자 수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뉴스는 물론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다.


인스타그램은 ‘릴스(Reels)’라는 동영상 기능을 도입해 숏폼의 세계를 넓혔다. 릴스는 짧은 영상을 공유할 수 있으며 사용자들은 영상을 간편하게 촬영해 바로 업로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영상을 불러와 편집도 가능하지만, 그 자리에서 버튼을 눌러 찍은 후 바로 편집할 수 있는 편리함을 지녔다.


‘틱톡(Tik Tok)’은 젊은 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음원을 배경으로 댄스, 콩트, 착시효과 등을 활용해 다양한 개인적 재능을 즐겁게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사용자들이 특정 주제나 곡에 맞춰 창의적인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틱톡 챌린지’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

김했다.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는 유튜브가 제공하는 짧은 형식의 동영상 서비스다. 틱톡과 유사한 형식으로 제작된 동영상을 플랫폼에 업로드하고 시청할 수 있다. 보통 60초 이하의 짧은 영상이 제작되며 음악, 댄스, 코미디, 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유튜브 쇼츠는 사용자들이 좀 더 간편하게 창작하고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으로 급성장했다.



‘숏폼’ 글로벌 트렌드 만들다

폼 콘텐츠는 종종 글로벌 트렌드를 창출한다. 틱톡에서 시작된 <아무노래 챌린지>와 같은 댄스 챌린지는 전 세계적으로 대중문화 현상을 만들어 냈다. 비의 <깡> 뮤직비디오의 독특한 안무를 모방한 챌린지도 인기를 끌었다. <깡>은 원래2017년에 발매됐지만, 챌린지가 퍼지면서 뒤늦게 큰 인기를 얻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한 ‘슬릭백 챌린지’도 주목할 만하다. 슬릭백은 스케이트를 타는 것처럼 양발을 앞뒤로 번갈아 뛰면서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춤으로, 해외에서 먼저 화제가 됐고 국내 한 중학생이 마치 공중부양하는 듯한 착시현상을 선보이면서 입소문을 탔다.


또한 많은 가수들도 숏폼 콘텐츠를 이용해 신곡 홍보를 하고 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의 특정 부분에서 수어를 사용한 안무 챌린지를 선보여 긍정적이고 희망에 찬 메시지를 전 세계 팬들에게 전달했다.


걸그룹 에스파는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넥스트 레벨(Next Level)> 안무를 중심으로 한 챌린지를 선보였고, 가수 전소미는 에너지 넘치는 <덤덤(DUMB DUMB)> 챌린지를 통해 팬들과 소통했다. 걸그룹 아이브도 따라하기 쉬운 포인트 안무 챌린지를 매 신곡마다 공개해 팬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이러한 챌린지는 각 아티스트의 개성과 창의성을 팬들과 공유하며, 노래와 춤을 통한 새로운 홍보 방식된다. 또한 팬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경험도 만들고 있다.



5719674534e1dd2510397ccd29380c5f_1717817413_4917.jpg


숏폼 사용량 급속히 증가

숏폼 콘텐츠 사용량은 최근 몇 년 동안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핵심 내용을 전달하므로, 사용자는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소비할 수 있다. 이는 긴 영상이나 글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원하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발표한 ‘숏폼 콘텐츠 이용 현황과 인식 그리고 규제 필요성’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3%가 숏폼 콘텐츠를 알고 있으며, 75%는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젊은 연령층일수록 숏폼 콘텐츠 소비 경험이 많았으며, 60세 이상에서도 59%가 숏폼을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숏폼 콘텐츠의 93%(복수응답)는 유튜브를 이용했고, 인스타그램, 릴스의 이용률도 52%나 됐다. 이처럼 다양한 경로로 숏폼 콘텐츠가 이용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숏폼 중독’은 점차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크루트가 퇴근 직장인 8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숏폼 시청 여부’ 조사 결과 직장인 4명 중 1명은 스스로가 ‘숏폼 중독’이라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27.4%가 숏폼을 시청한다고 답했으며 그중 직장 근무 3~5년 차의 응답률이 40.4%나 됐다. 숏폼을 시청하는 주요 장소는 집(53.3%)이었고, 숏폼을 시청하는 이유로는 ‘짧은 시간에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있어서(45.1%)’가 가장 많았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습관적으로 본다’는 응답도 32.3%나 됐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통해 숏폼 콘텐츠가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얼마나 깊숙이 파고 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5719674534e1dd2510397ccd29380c5f_1717817413_5624.jpg



숏폼 중독 해결 방안도 필요

숏폼 콘텐츠 중독의 심각성은 전 세계적으로도 점차 인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숏폼이 하나의 자극원이 되어 사용자들이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중독 상태를 이끌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팝콘 브레인’이라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이 용어는 마치 팝콘이 바로 튀어 오르듯이, 디지털 기기의 빠르고 강렬한 현상에는 반응하지만 일상에서는 무감각해지는 현상을 뜻한다.


여러 기술 회사들은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도입했다. 애플(Apple)과 구글(Google)은 사용자가 자신의 앱 사용 시간을 직접 모니터링하고 제한할 수 있도록 ‘스크린타임(Screen Time)’과 ‘디지털 웰빙(Digital Wellbeing)’ 기능을 개발했다.


또한 틱톡은 18세 미만의 사용자에게 하루 60분 이상 사용시 특정 패스워드 입력을 요구하는 사용 제한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 플랫폼 내 중독성이 강한 디자인을 규제하는 법안 도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숏폼 콘텐츠의 중독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과도하게 숏폼에 의존하는 사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숏폼 콘텐츠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그 부작용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대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간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각 플랫폼은 사용자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숏폼 콘텐츠는 인공지능, 증강현실 등의 최신 기술 트렌드와 결합해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기술적 통합은 숏폼 콘텐츠를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미디어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리에 안착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숏폼을 통한 다양한 실험은 계속될 전망이며, 이는 미디어 소비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소비가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정보를 소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적절한 규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자! 상상해 보자. 미래의 한 출근길, 당신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특별한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 화면 속에서 혁신적인 증강현실 기술이 마법처럼 펼쳐지며, 일상을 넘어선 경험을 선사한다. 이 순간,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펼쳐 나가고 싶은가.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모험? 깊이 있는 지식을 쌓아갈 수 있는 교육적 순간? 마음을 울리는 예술의 순간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숏폼 콘텐츠가 당신을 기다릴 것이다.







Comments

  1.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