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호 마루대문 비수도권 유일의 특례시 ‘창원’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2022.05.12 글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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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유일의 특례시 ‘창원’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글·사진 이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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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콰이강의 다리 (제공: 창원시)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가 기초자치단체 지위를 유지하면서 일반시와 차별화되는 ‘특례시’라는 지위와 명칭을 부여받고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는 행·재정적 자치권한과 재량권을 부여받는 새로운 형태의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유형.”지난 1월 13일 새로운 지자체가 탄생했다. 바로 ‘특례시’다. 지난 2020년 12월 9일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인 수원·고양·용인·창원이 특례시로 출범했다. 이들 가운데 창원은 유일한 비수도권 특례시로 출범해 수도권 집중 현상을 분산시킬 수 있는 사례로 나타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비수도권 유일의 특례시 창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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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3·15민주묘지에 있는 상징조형물



민주화 운동의 시작

현재 창원이 있는 지역에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살았지만 ‘창원’이라는 명칭이 시작된 것은 조선시대부터다. <조선왕조실록> 태종 기록에 보면 의창(지금의 창원시 의창구, 성산구)과 회원(지금의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 두 현을 병합해 ‘창원부’로 삼았다. 이후 임진왜란 때 관민이 합심해 성을 지키고 항쟁한 점을 높이사 선조는 ‘창원대도호부’로 승격시켰다. 이후 현종 때 잠시 창원현으로 격하됐던 시기를 제외하면 1895년까지 창원대도호부로 유지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에 의해 마산부, 창원군, 진해면 3개로 개편됐으며 해방 이후 1949년 마산시, 1955년 진해시가 되어 한동안 3개의 분리된 시로 운영됐다. 이후 창원은 100년 만에 2010년 다시 ‘창원시’라는 하나의 시로 통합됐다. 


이러한 창원의 역사 중 가장 눈이 가는 것은 현대사다. 바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하야시킨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 의거가 일어난 곳이기 때문이다. 3·15 의거는 우리나라 현대사에 있어 최초의 민주화운동으로 이승만 자유당 독재 정권이 장기집권을 유지하기 위해 1960년 부정선거를 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

다. 경찰의 강경 탄압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4월 11일 오전 마산 중앙부두에서 경찰의 최루탄을 눈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김주열 열사의 시체가 떠오르면서 다시 시위가 전개됐다.


이러한 내용은 현재 창원시 마산회원구와 마산합포구에 걸쳐있는 민주화거리를 통해 직접 느낄 수 있다. 마산합포구 문화의길에는 옛 민주당사가 있던 곳에 3·15 의거 발원지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인근에는 3·15 의거 기념탑과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가 함께 있어 60년 전 역사의 발자취를 쫓을 수 있다. 


창원의 민주화운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에 반대해 1979년 10월 16일 부마민주항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창원은 독재체제에 맞서 자유, 민주, 정의를 위해 뛰었던 지역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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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미술관에서 바라본 마산 앞바다



문신 탄생 100주년

“만물은 엄연히 원초에서 생성했어도 그것을 시각으로 볼 순 없었다. 인간은 현실에 살면서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꿈을 그리고 있다.”

- 친필 원고 中 -


마산만이 내려다보이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추산동에는 문신미술관이 있다. 이곳에는 화가이자 조각가로 활동했던 문신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922년에 태어난 문신 작가는 일제강점기 일본 규슈의 탄광촌에서 태어났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마산(현재 창원시 편입)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16살에 일본에 건너가 동경 일본미술학교 양화과를 졸업했다. 해방과 함께 귀국한 문 작가는 회화와 부조조각으로 마산·부산·대구·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활동했다. 


그러다 1961년 프랑스로 건너가 추상회화와 조각 창작에 몰두한다. 1968년 이후 본격적인 조각가의 모습을 보인 그는 국제 살롱전, 조각 심포지엄 등 전시에 활발하게 참가했다. 1980년 국내로 영구 귀국한 문 작가는 고향 마산을 중심으로 국내 활동에 전념했고 1988년 올림픽에 맞춰 서울 올림픽 공원에 높이 25m의 대형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 <올림픽 1988>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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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1967년 신세계 전시를 위한 폴리에스터 작품 앞 문신 작가(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오른쪽) 지난 4월 19일에 문신 탄생 100주년

을 맞아 문신미술관에서 진행된 <美의 조건: 작가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세계관을 이야기하고 있는 박춘성 원로작가.




이후 그는 직접 미술관 설계도를 그리며 미술관 건립에 몰두했다. 나무 심는 것, 언덕을 깎는 것 하나하나 직접 손으로 만든 미술관은 14년 만인 1994년에 개관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 작가는 다음 해에 타계했으며 미술관은 작가의 유지를 받들어 부인 최성숙이 2003년 시에 기증하면서 2004년 시립미술관으로 재개관해 운영되고 있다.



문신 직접 지은 ‘문신미술관’

이달 24일, 문신 추모식 예정

국현, 9월부터 기념전 진행



올해는 문신 탄생 100주년으로 문신미술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그의 탄생을 기념하고 있다. 먼저 문신미술관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문신 작가와 인연을 맺었던 향토 원로 작가들을 초대해 제2전시관에서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美의 조건>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6월 5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에는 창원지역 원로작가 박장화·김대환·박춘성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3회에 걸쳐 박춘성 원로작가와 정진경 청년작가를 초대해 작가의 세계관을 듣는 <美의 조건: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문신미술관은 이달 24일 문신 추모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신미술관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기념전이 열린다. 오는 9월 1일부터 2023년 1월 2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릴 예정이다. 특히 지난달 23일에는 기념전 연계 행사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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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본포 수변 생태 공원에서 캠핑을 즐기는 시민들



국립현대미술관과 미술사연구회 주최로 열렸던 심포지엄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문신의 일본 유학시절, 프랑스 시절의 활동을 살펴보면서 조각뿐만 아니라 회화·드로잉·건축 등 다방면에 걸친 그의 예술세계 전모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조각가 문신은 그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면이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문신의 삶과 예술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연구자들에게 다양하고 입체적인 연구의 토대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9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되는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차박 명소 ‘본포 수변 생태 공원’

낙동강 따라 자전거길도 있어

온 가족이 즐기기에 알맞아



자연과 공존하다

창원은 바다와 산 모두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가족과 함께하는 날이 많은 5월에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곳들이 다양하게 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차박, 캠핑의 인기가 높은 가운데 창원에서도 노지 차박 캠핑장이 있어 시민들의 발걸음을 모으고 있다.


낙동강을 따라 펼쳐지는 ‘본포 수변 생태 공원’은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과도 이어져 있어 자전거 라이더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은 낙동강변을 따라 부산 낙동강 하굿둑을 기점으로 부산-밀양-창녕-합천을 거쳐 안동댐까지 389㎞가 이어져 있다. 그중 창녕함안보와 수산대교 사이에 있는 ‘본포 수변 생태 공원’은 자전거 라이더들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면서 차박이나 캠핑을 오기 좋은 곳으로 많은 창원 시민들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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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본포 수변 생태 공원 낙동강 자전거길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특히 도심과 멀지 않은 곳인데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 좋아 가족 단위로 방문을 많이 한다. 주차장, 화장실, 음수대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자전거 대여하는 곳이나 야구장, 농구장 등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가볍게 방문하기 좋다. 


본포 수변 생태 공원이 낙동강변을 따라 간단한 피크닉을 떠날 수 있는 곳이라면 육지와 섬을 잇는 ‘저도 콰이강의 다리’는 인기 명소 중 하나다. 지난 2017년 3월에 개장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콰이강의 다리’는 마산합포구 구산면과 저도를 잇는 저도연륙교였다. 1987년에 설치됐던 저도연륙교는 길이 170m, 폭 3m 규모의 철제 교량이었으나 2004년 보행자 전용의 새로운 다리가 만들어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다리 바닥 전체를 강화 유리로 만들어 아찔하게 바다 아래를 볼 수 있으며 밤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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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 (제공: 창원시)



다리를 지나 들어가는 저도 역시 자연을 즐기기에 좋다. 바다를 따라 나무 데크길로 조성된 ‘저도 비치로드’는 왕복 약 6.5㎞로 천천히 걸으며 바다를 즐기기에 딱 좋다. 또 오토캠핑장이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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