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호 역사 세계 최초의 신라 목판인쇄술Ⅰ
세계 최초의 신라 목판인쇄술Ⅰ
글·사진 이명우 운룡도서관·운룡역사문화포럼 회장
당나라 의종 함통 9(868)년의 <금강경(金剛經)>
“조판인쇄술은 대략 수(隋), 당나라 때 발명되었는데 일찍이 춘추전국 시대에 발명된 인장 조각과 돌 탁본의 방식이 발전된 것이다. 종이와묵의 발명은 조판인쇄술의 연구와 발전을 더욱 촉진시켰다. (중략) 중국 최초의 조판 인쇄품은 당나라 의종 함통 9(868)년의 <금강경(金剛經)>이다. 오대(五代) 시대에 정부 문화 기구는 고대 문화 서적을 대규모로 각인(刻印)하였고, 민간에서도 각인이 대단히 유행하였다. 송나라 때 각인된 또 다른 불교 경전인 <대장경> 조판이 무려 13만 자(字)에 달했다. 그러나 이런 조판인쇄는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책 한 권을만드는 데 몇 년 이상이나 걸렸으며, 글자를 새긴 판도 아주 큰 공간에 보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조판인쇄술이 제일 먼저 전파된 곳은 한국과 일본이며, 서기 770년 조판 인쇄된 일본에서 아직까지 보존되고 있다. 조판 인쇄술은 12세기에 이집트로, 14세기에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인쇄술 이전의 원시적인 복제 방법인 탁본이나 유지·유인 방법 등으로 복제하던 것이 오랜 과정을 거쳐 출현된 목판인쇄술은 가볍고 조각하기 편한 목재를 판재로 사용하여 쉽게 판각하고 인쇄하는 방법으로 발전하였다. 판목에 글씨를 새기는 조판 기술도 한 글자를 조각하는 데도 온갖 정성을 들여 치밀하고 섬세하게 빠른 속도로 조각하는 기술로 발전하였다.
원판이 되는 판재를 다루는 방법과 기술도 많은 경험에 의하여 점차 발전하였다. 판재로는 강도가 높은 대추나무나 배나무 등을 사용하여 적당한 두께로 켠 다음 일단 소금물에 절이고 다시 쪄서 말린 다음 판각을 하기 때문에 몇백 년이 지나도 좀이 슬거나 썩지 않았다.
판재는 매끈하게 대패질하여 표면에다 풀이나 아교풀을 문질러 발라서 매끄러운 동시에 부드럽게 만들어 글자를 조각하기 쉽도록 준비한다. 판재가 준비되면 글씨를 잘 쓰는 서사자(書寫者)가 얇고 목판 크기에 맞춘 투명한 종이에 판각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교하게 쓴다.
필사된 이 종이를 목각수에게 전해 주면 목판의 풀이 아직 젖어 있을때 필사한 종이를 뒤집어서 목판에 붙이고 나서 먹이 묻지 않은 부분을 서각용 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깎아 내 문자가 양각이 되게 한다.
인쇄는 판각된 목판 위에 먹을 바르고 부드럽고 질긴 한지를 놓은 다음 부드러운 헝겊이나 솔로 가볍게 문질러서 했다. 목판인쇄를 대량으로 할 경우는 여러 과정을 몇 사람이 분담하여 한 사람은 목판에 먹을 바르고 다른 사람은 솔로 쓸어 인쇄함으로써 인쇄량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인쇄된 종이는 얇고 투명하기 때문에 한쪽 면에만 인쇄하였다. 처음에는 인쇄된 종이를 서로 연결하여 두루마리 형태로 인쇄하였으며 다시제책하는 기술로 발전되었다. 제책 과정은 인쇄된 종이를 인쇄가 안 된 한쪽 면을 안으로 하여 접었고 접힌 부분은 책의 바깥쪽 가장자리가 되어서 인쇄된 여러 페이지를 표지와 함께 가지러니 모아서 끝부분을 잘 절단한다. 절단면 쪽에 구멍을 다섯 개 정도 간격을 두고 뚫어서 이 구멍에 가느다랗고 질긴 끈으로 묶어서 제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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