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호 인물 코로나19로 끊긴 삶, 독서로 길을 열다 김현용 K컬쳐아트교육협회장
코로나19로 끊긴 삶, 독서로 길을 열다
김현용 K컬쳐아트교육협회장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 르네 데카르트
글 이예진 사진 남승우, 김현용 K컬쳐아트교육협회장 제공
매년 새해 계획을 세울 때마다 리스트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목표가 있다. 바로 ‘독서’.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신년의 목표 또는 삶의 목표로도 정하는 가운데 과연 지키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어느새 2023년의 반을 지나가는 7월, 다시금 한 해의 목표를 돌아보면 좋은 이 때에 독서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인물이 있다.
전 세계가 암울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약 1만권의 책을 읽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김현용 K컬쳐아트교육협회장이다. 그는 책 속에서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찾았다. 조율사라는 외길 인생을 걸었던 그는 이제 독서 코칭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많은 이들에게 ‘독서의 힘’을 전하고자 한다.
김현용 K컬쳐문화교육협회장이 읽었던 책들
독서법에 관련된 책만
거의 250~300권을 읽었다.
읽다 보니까 나만의 독서법이
정리가 됐다.
원래는 1년에 0권을 읽었다
김현용 K컬쳐아트교육협회장은 지난 2년 4개월 동안 약 1만권의 책을 읽었다. 지금도 여전히 하루에 10~15권의 책을 읽고 있다. 이렇게 독서에 빠진 그는 원래 1년에 0권을 읽는다고 할 정도로 독서와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생업이 무너지게 되고 또 다른 일거리를 찾다가 만난 것이 독서였다.
원래 김 협회장은 피아노의 음정을 맞추는 조율사였다. 오랜 시간 동안 곳곳을 다니며 피아노 조율을 해왔다. 하지만 그의 생업은 코로나19로 막히게 됐다. “KBS 아트홀이나 대학교, 지역 축제 등을 다녔어요. 전공이 실용음악이다 보니 페스티벌이랑도 연결돼 있고. 그런데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전면 다 취소가 됐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30년 만에 휴가라 생각하고 쉬었어요. 그런데 점점 불안해 지더라고요.”
수입이 끊기자 가장인 그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교 조율과 이따금 피아노 조율 연락이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당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찾게 된 것이 1인 기업 코칭을 하는 곳이었다. 사실 그것도 아내에게 온 기회였다. 그는 “아내가 온라인에서 창업 코칭을 해주시는 교수님한테 1시간짜리 무료 코칭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하며 나를 데려갔다”면서 “형태가 없지만 자본 없이도 콘텐츠를 만들어서 1인 기업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아이템을 찾다가 생각한 것이 독서였다. “책을 읽는데 빨리 보고 싶었어요. 사실 생계가 앞에 있으니 거두절미하고 무조건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빠르게 보는 방법을 체득하게 됐어요. 그래서 (창업코칭) 과정이 끝나면 독서로 콘텐츠를 해야겠다 생각했죠. 그렇게 온라인부터 강의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때까지도 그는 1만권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하지는 않았다. 그런 그에게 1만권의 목표는 수강생들과의 약속이었다.
그는 “2021년 3월쯤이었다.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면서 수강생들에게 기간을 정하지 않고 몇 권 독서 할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었다. 다들 100권, 50권, 30권 등 정했다. 그래서 나는 1만권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들 놀라워했다. 사실 1만권이라고 하면 범접할 수 없지 않나. 그리고 마음속으로 2년 안에 해보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 만난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책이 알려주는 ‘나’
김 협회장이 물었다. 내가 누군지 잘 아냐고. 김 협회장 역시 자신을 잘 몰랐다고 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는 알았지만 어떨 때는 나한테 실망하고 또 철학적인 삶을 살고 싶다가도 어느 순간 속물처럼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결국 나를 지탱하는 중심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왜 우리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나오잖아요. 소크라테스의 말. ‘너 자신을 알라’고 하는데 정말 자기 자신을 모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런 깨달음은 몇 천 권의 독서를 하게 되자 다가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내가 뭐 했나 하는 후회도 밀려왔다. 그는 “나도 50년 넘는 세월을 살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다시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독서를 하고 나니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굉장히 편안해졌다”면서 “독서는 누구라도 다 해야 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래서 좀 더 급진적으로 내가 익힌 독서법을 특허 내고 교육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 조율사 외길인생을 독서 코칭으로 옮기게 하는 것도 책이 알려준 방법이었다. 바로 <트랜드코리아>와 <폴리매스>였다. <트랜드코리아>에서는 ‘멀티 페르소나 시대’를 알려줬다. 사람이 하나의 캐릭터가 아니고 다양한 캐릭터로 살아간다는 것, 즉 직업도 하나가 아닌 다양한 직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시대인 것을 그에게 알려줬다.
김 협회장은 “당시에 코로나19 상황이었다 보니까 다양한 무기,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나는 ‘조율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이 강했던 사람이었다. 이것 말고는 다른 건 할 수 없다. 그냥 목숨 걸고 조율만 한다고 생각했다.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면서 “<트랜드코리아>와 <폴리매스> 이후로 관련된 책을 읽었고 많은 책들이 ‘이제는 살아가려면 하나의 무기만 가지면 안된다. 다양한 무기를 가지고 살아야 제대로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폴리매스>에서는 한 사람이 한 가지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 호기심 많은 사람이 다양한 기능을 여러 가지 갖고 있는 것을 ‘폴리매스’형 인간이라고 알려준다. 예로 들면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산 정약용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책을 통해 다시금 본인을 되돌아봤다. 호기심이 많았던 어린 시절, 실용음악을 전공하면서도 다른 것에 관심을 두던 젊은 시절 등이 떠올랐다. 많은 궁금증을 갖고 있던 그는 꾸준히 무언가를 배우고 있었고 그때마다 본인에게 돌아온 것은 “사람이 왜 이렇게 번잡스럽냐”는 시선이었다. 그는 “국가 공인 자격증 등을 합쳐서 50여 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직업에 플러스 되는 것들부터 관심 있는 것들을 계속 배우면서 궁금증을 채우고 자격증을 따면서 발전시켜왔다”고 말했다.
그런 호기심의 정점 찍은 것이 40살에 다시 들어간 대학이었다. 경험을 살려 ‘실용음악, 예술경영’을 전공하기로 마음 먹었고 8년간 대학원까지 이수했다. “주변 선후배들이 그랬어요. ‘왜 또 그래. 또 다른데 관심이 많아? 하나만 잘하지’라고. 근데 <폴리매스>라는 책을 통해 저는 위로를 받았어요. 내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됐거든요.”
그렇게 그에게 정체성을 알려준 것이 <폴리매스>라면 마지막으로 자신을 더욱 알게 해준 것은 <후츠파>였다. ‘후츠파’란 이스라엘 특유의 도전정신을 이르는 말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밝히는 정신이다.
김 협회장은 “후츠파 정신이 우리나라 새마을 운동의 모티브가 된 정신이라고 한다. 이 정신이 지금의 이스라엘을 만든 정신이기도 하다”면서 “남들이 봤으면 무모하다고 볼 수 있다. ‘40대에 뭘 또 해? 50대에 뭘 또 시작해?’ 이러지만 나는 궁금해서 그 길을 가보는 것이 결국 ‘폴리매스’적인 정신이었고 도전하는 ‘후츠파’ 정신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24개의 스킬로 정리한 것이
‘1080CR독서법’
이처럼 독서 기술을 연마한 그는 이를 특허까지 내기에 이른다. 사실 원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독서법을 알려주고 모두가 책을 읽는 습관이 생기게 하는 사명감이 컸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삶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기에 다른 이들도 함께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많은 코칭을 진행했고 아낌없이 독서법을 알려줬다. 하지만 어느 날 누군가가 독서법을 비슷하게 알려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김 협회장은 특허를 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렇게 특허 사무실을 찾았고 독서법으로는 유일하게 특허를 낸 기술자가 됐다.
불과 2~3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김현용 협회장은 1만 권의 독서와 함께 자신의 책도 냈다. 인풋이 있다면 아웃풋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 그래서 <내 인생의 오케스트라>라는 책을 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독서의 마지막은 책을 쓰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독서를 통해 자신을 알아갔던 자신의 경험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그는 ‘전 국민 독서운동’을 일으키고자 한다.
“독서를 통해서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됩니다.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아온 사람의 관점으로 쓰여진 책이 있기도 하고 완전히 반대의 결을 갖고 있는 작가가 쓴 책도 있어요. 또 고전 문학이나 철학책 등을 보면 내 삶에 찬물을 쫙 끼얹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해요. 이렇듯 독서를 통해 나의 삶을 되돌아보면 내가 어떤 것을 하면 행복해지는 사람인지 알게 됩니다. 그러면 살아가는데 실수를 하지도 않게 되고 다급한 것도 없어져요. 평온해지는 삶을 얻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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