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호 인물 대한민국 한식대가 이희경 월드썬 법인 대표이사 한식 세계화를 꿈꾸다
대한민국 한식대가 이희경 월드썬 법인 대표이사
한식 세계화를 꿈꾸다
글 백은영 사진 박준성
‘프로보노’라는 말이 있다. ‘공익을 위하여(pro bono publico)’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에서 나온 말로 보통 변호사의 공익활동을 지칭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재능기부’와 동의어라고 할 수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회적 약자를 돕는 활동인 이 ‘프로보노’는 일방적인 기부, 자원봉사를 넘어 서비스 제공자도, 수혜자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자신의 재능을 필요한 곳에 나눠주는 이 ‘프로보노’ 활동을 삶속에서 숨 쉬듯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는 이가 있으니 바로 대한민국 한식대가 이희경 대표다.
월드썬 법인 대표이사, 푸드스타일리스트, 외식창업 컨설턴트, 한식대가 등 굵직한 수식어가 붙는 그이지만 무엇보다 20년 이상 요식업 실무 경력을 갖춘, 소위 요식업계의 베테랑 전문가이다. 노력과 끈기, 집념, 신앙의 힘으로 어렵고 힘든 환경을 이겨내고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희경 대표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세상은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잖아요.
같이, 더불어 행복하면 좋잖아요
열정, 그 안에 담긴 사랑
한 사람의 삶을 단어 하나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한마디 말로 이희경 대표를 표현해야 한다면 단연 ‘열정’이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면서 가정형편은 어려워졌지만 어머니께서 늘 하시던 말씀은 ‘베풀 줄 아는 삶’이었다.
“한번은 성탄절이었어요. 성당에서 집으로 라면상자가 왔는데 뜯어보니 라면, 사탕, 과자 그리고 쌀도 조금 들어있는 거예요. 엄마와 여동생, 저는 그 상자를 보면서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어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첫 번째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던 거죠.”
이 대표는 그때를 회상하며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씀을 떠올렸다. “지금은 우리가 도움을 받지만 훗날에는 너희가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야 한다.” 그날 어머니의 눈물 섞인 그 한마디 말은 어린 이 대표의 마음속에 뿌리를 깊이 내렸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그의 삶의 지표이자 모토는 ‘더불어 행복한 삶’이 됐다. 그가 ‘프로보노’의 삶을 살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그는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삶, 너와 내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삶을 위해 ‘열정’이라는 키워드를 뽑아들었다.
무엇 하나 허투루 하는 것이 없었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기 전까지 멈추지 않았다. 그를 아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바로 “열정이 넘친다”였다.
만약 ‘열정’만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의 그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열정 안에 사람을 향한 ‘사랑’이 담겨 있기에, 그 진심을 알아본 사람들이 이 대표와 함께하고자 계속해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혼 전에는 한 방송국 PD로 일하면서 견문을 넓혔고, 결혼 이후에는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도전에 도전을 거듭해 지금의 ‘대한민국 한식대가 이희경’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
“결혼 후 종교가 달라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부터 시아버지 병수발, 결혼 1년 만에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까지….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신앙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돌봐야 할 아이들까지 있으니 정말 눈물과 기도로 살아온 삶이었죠.”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되뇌곤 했다. 삶을 지탱해준 딸들이 있기에,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나눌 수 있는 삶을 허락해 주심에,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삶의 모든 것에 감사하다는 그다.
“이런 말이 다른 분들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는 날마다 하나님의 이끄심을 경험해요. 제가 계획했던 일들, 하나님 앞에 기도했던 것들이 하나 둘 이뤄지는 것을 보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제가 성장하면 할수록 나눌 것도 더 많아지니까요.”
열정과 믿음이 밑바탕이 돼 하나하나 쌓아올린 그의 삶은 ‘한식대가’라는 명함 외에도 대한영양제처방학회 이사, 푸드테라피 학술고문, 요리강사, 심사위원, 자문위원, 집필자, 바리스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게 만들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와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 한국수도 요리학원 등 국내 요리의 ‘3대 산맥’을 마스터할 정도로 상당한 요리 실력을 갖춘 그는 한식, 양식, 중식 등 다방면의 자격증을 소유했을 뿐 아니라 커피, 와인,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을 두루 넓혀갔다.
이외에도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 적문스님에게 사찰음식을 사사(師事)하고 초의차명상 원장 지장스님으로부터 다도를 배웠으며, 1999년부터 국내와 국제 요리대회에 다수 참여해 여러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꿈을 향해 쉼 없이 달려온 결과다.
프로보노의 삶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그의 열정에 더욱 불을 붙였다.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툴툴 털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것도 그의 삶 전반을 둘러싸고 있는 ‘사’의 힘 덕분이다.
“제가 오랜 시간 걸려 쌓아온 것들을 나눈다면 그분들은 저보다 빠른 시간에 배우고 터득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가능하면 더 많이 배우고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했어요. 세상은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잖아요. 같이, 더불어 행복하면 좋잖아요.”
이 대표는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배우고 성장하는 일에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이화여자대학교 아시아식품영양연구소와 푸드앤컬쳐코리아가 주최한 ‘TV요리진행자과정’, 숙명여대 주관 ‘다문화교육사 양성과정’, 경희대학교 CEO프랜차이즈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해에는 연세대학교 식품산업 최고위 과정을 밟는 등 이제는 잠시 쉴만도 하지만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는다. 그것이 배움이 됐든, 새로운 사업이 됐든 말이다.
한식대가 이희경 대표가 프로보노 활동 중 하나로 디저트 개발을 컨설팅해
주고 있는 카페 더 위로. 김포시에 위치해 있다.
중요한 것은 그가 계획하고 구상하는 일들에는 늘 사람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주변에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있으면 함께 성장하고 ‘윈윈’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또 ‘ASIA 경제 CEO 포럼’ 아시아 지역경제 교류 정책·운영위원장과 김대중재단 직능위원회 전국외식업위원장으로도 임명돼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음식에 들어갈 농산물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농민들을 찾아가 대화를 하고, 프랜차이즈 메뉴 개발은 물론 월드썬 법인 대표이사로서 (농수산) 유통 업무에도 주력하는 등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그다. 하루 2~3시간 쪽잠을 자는 것이 전부이지만 그런 바쁜 일상마저 감사하다는 그다.
“친정어머니께서 ‘나라에 항상 일조하고 나라를 위해 일하다가 훗날 하느님(하나님)께 날아오너라’라는 유언을 남기셨어요. 저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하느님께 물었고, 지금 이 길로 저를 인도해주셨어요.”
친정어머니의 유언과 하나님의 뜻에 따라 들어서게 된 길이기에 그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는 일에 더 열정적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이나 외식사업에 종사하는 탈북민을 위한 메뉴 개발 및 컨설팅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노력하는 자가 주류다
“가진 것 없이 밑바닥부터 시작했기에, 또 남들보다 그 시작이 늦었기에 노력 외에는 답이 없었어요. 유학을 안 다녀왔다는 이유로, 한국채색화를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여러 이유로 함께 수업을 듣던 교우들로부터 서러움도 많이 당했어요.”
이 대표는 부족함이 느껴질수록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무조건 교수를 찾아갔다. 관련 서적도 많이 보고 홀로 현장학습을 나가 최신 트렌드를 읽고 현장 분위기를 파악했다. 노력의 결과는 뚜렷했다. 한국채색화 수업에서 1등을 하며 교수의 호평을 얻은 그는 이대 졸업작품으로 식공관 연출과 상품 패키지화를 단독 전시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한식 분야 일원으로 자원봉사하며 고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2006년에는 일본 동경식품박람회 지바현 마쿠하리 메쎄 전시장에서 진행된 ‘김치와 궁중음식 시연회’에서 일식요리와 김치의 만남 디스플레이 총괄팀장을 맡아 한식을 알리는 데 일조했다. 2009년에는 한식세계화 주역으로 선발돼 일본에서 CEO프랜차이즈 과정을 공부했다. 일본에서의 그의 활약상은 ‘한식 세계의 주역’ 등의 헤드라인을 달며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며 한식문화를 알리는 등 국내외에 한식문화를 알리는 데 노력해왔다.
그렇게 기본기를 탄탄히 다진 그는 개인 식당 운영은 물론 백화점에 입점해 사업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대학 강의는 물론백화점 내 요리교실에서 성과를 거두는 등 자신만의 톡톡 튀는 강의와 창의력으로 인기 강사 칭호를 얻기도 했다.
“EBS 교육 프로그램 등 방송 출연, 잡지 연재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던 것 같아요. 많은 경험들이 바탕이 돼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보다 빠르게 갈 수 있는지를 나눌 수 있게 됐어요. 간절한 사람들에게 컨설팅, 비법 전수 등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이 대표는 현재 ‘건강한 먹거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20~30대 암 환자들이 많아진 배경에는 식습관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이 대표는 건강한 먹거리에 주목했다. 소비자식품 위생감시원 활동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협업 통한 한식 세계화를 꿈꾸다
이 대표는 한식 세계화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유튜브를 공략했다. 현재 ‘이희경의 식문화만평’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유튜브를 통해 건강한 먹거리와 한식 세계화를 선도하며 한식의 우수성을 알린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2019 제7회 한국식문화세계화대축제에서 한식대가 이희경 대표(오른쪽)와
장수돌침대 최창환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식대가 이희경 대표와 증평에서 옥수수와 쌀농사를 짓고 있는 정창수 대표. 정창수
대표의 애칭은 흰머리 옥수수할아버지다.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려고 해요. 건강한 먹거리에 주목한 만큼 살이 찌지 않는 한식문화, 건강을 살리는 한식문화, 반려동물에게 좋은 간식 등 사람들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한식 세계화를 위해 그는 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제이슨 박교수와 함께 영상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박 교수는 영상 제작 시 영어 통역을 맡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과거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주 고등학교 교사로 활동했으며, 현재 미국 일리노이 시카고 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 Chicago) 입학처 카운셀러, 미국 이스턴 일리노이 대학교(Eastern Illinois University) 입학처 자문위원, 독일 사립대학교인 UE(University of Europe)의 입학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또한 한국뷰티교류협회 이사이자 오산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Jason’s English Institute’라는 학원도 운영하고 있다.
“음식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처럼 음식을 담는 그릇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봐요. 마침 도자기를 만드는 작가님을 알게 돼 그분과도 협업할 생각이에요.”
이 대표가 협업을 계획하고 있는 이지영 작가의 이력은 특이하다. 올해로 요가 13년차인 작가는 KYA(코리아 요가 얼라이언스) 마샬요가 강사, 생활체육 지도사로 활동하고 하고 있으며, 음양오행의 음양의 이치를 담고 있는 태극권도 5년째 수련 중이다.
도자기의 인문철학적 매력에 빠져 이 길에 들어서게 됐다는 작가는 우주만물을 구성하는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즉 음양오행의 다섯 가지 에너지가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공부를 도자기 교육에 풀어내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3년 이내에 서래마을에 건강한 디저트카페, 도자기 공방, 요가원을 한 건물에서 복합공간으로 조화롭게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번 맺은 인연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것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쉽지 않은 일을 이 대표는 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인맥은 한마디로 말해 ‘글로벌’하다.
이 대표는 현재 인도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인도 출신의 서티야(Dr. Satya Prakash) 박사와 협업해 인도에 ‘K-푸드’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친 상태다. 서티야 박사는 한국인 아내와 함께 인도와 한국의 가교 역할은 물론 각 나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일념으로 사
업을 확장해왔다.
한식대가 이희경 대표(오른쪽)와 제이슨 박 교수
한식대가 이희경 대표(오른쪽)와 이지영 작가. 한식 세계화를 위한 길에 함께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또한 인도 네루대학 한국어학과 산토시 교수와도 친분이 있다. 네루대학의 한국어학과는 경쟁률 3000:1에 달할 정도로 인도의 수재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만큼 지금 인도에서는 한류 붐이 한창이다. 산토시 교수는 학과장이 되면 학과 과정 중에 이 대표와 제이슨 박 교수를 초빙강사로 초청해 K-푸드를 알리고 싶다는 계획이다.
한식대가 이희경 대표의 하루는 일찍 시작된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기도로 아침을 열고, 건강을 위해 온라인(줌)으로 태극권을 따라한다. 이후부터 시작되는 업무와 미팅들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이 대표가 추진하는 일들에 사람들이 기꺼이 함께하는 이유다. 열정, 그 안에 담긴 사람을 향한 진심어린 애정. 바로 지금의 이희경 대표를 만든 원동력이다.
이지영 작가의 도자기 작품. 음식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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