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호 인물 ‘캡틴’ 손흥민과 ‘슈퍼 루키’ 양민혁, 최고의 콤비로 토트넘 공격 이끈다
‘캡틴’ 손흥민과 ‘슈퍼 루키’ 양민혁,
최고의 콤비로 토트넘 공격 이끈다
양민혁, 지난달 토트넘에 합류
현지 적응하며 훈련에 참가
빅리그 대선배 손흥민,
따뜻한 시선으로 양민혁 챙겨
글 전경우 스포츠저널리즘 박사
‘찰칵 세리머니’를 펼치는 손흥민(출처: AP=연합뉴스)
‘캡틴’ 손흥민(32)과 ‘슈퍼 루키’ 양민혁(18)이 2025년 새해, 축구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이 2024년 K리그 최고 스타 양민혁과 호흡을 맞춘다. 팬들은 둘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기대하며 새해를 맞았다.
2024년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며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오른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출국 직전 취재진들에게 “설렘 반, 기대 반”이라며 새로운 여정에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양민혁이 영국으로 떠난 이날 아침 토트넘은 사우샘프턴과의 2024-2025 EPL 16라운드에서 5-0 대승을 거뒀고, 토트넘의 캡틴이자 국가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은 전반전만 뛰면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양민혁은 14살 차이나는 대선배 손흥민과의 만남을 가장 기대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A매치 소집 이후로 손흥민과 따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없었지만 손흥민을 하루 빨리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양민혁은 “아직 손흥민 선수와 많이 만나보지도 못했고, 형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가서 좀 더 얘기를 나누고 친해진 후에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현역 최고의 선수다. 그런 손흥민과 함께 뛴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벅찬 감동이다. 양민혁은 “정말 영광스러울 것 같다. 얼른 빨리 가서 내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뛰고 싶다. 형한테 많이 배우고 더 열심히 할 테니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다”며 런던으로 날아가기 전에 미리 손흥민에게 영상 편지를 남겼다.
양민혁은 주로 윙어로 뛴다. 손흥민 역시 왼쪽 날개를 책임지고 있고 가끔 원톱으로 최전방에 나서기도 한다. 손흥민과 양민혁이 양쪽 날개에서 번갈아가며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흐뭇하다.
양민혁은 토트넘의 치열한 측면 자원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브레넌 존슨 등이 경쟁자다. 그는 이에 대해 “내가 좀 더 작고 날렵하다고 생각한다. 순간 스피드에도 좀더 자신 있다”고 말했다.
양민혁은 2024년 시즌 K리그 최고의 샛별로 떠올랐다. 시즌 전 준 프로 신분으로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눈부신 활약으로 6개월 만에 프로 계약을 따냈고 다시 한 달 만인 지난 7월 EPL 토트넘 입단을 확정하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K리그1 38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며 12골 6도움을 올렸고 압도적인 지지로 ‘영플레이어 상’을 받았다.
손흥민이 토트넘 동료들과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출처: AP=연합뉴스)
양민혁은 시즌 중간에 합류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상 없이 남은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경기에 출전하고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싶다. 공격 포인트 개수는 아직 설정하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휴식에 포커스를 두고 운동도 조금씩 하면서 준비를 했었다. 몸 상태는 80∼90% 정도로 만들어놓았다. 트트넘에서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손흥민도 따뜻한 시선으로 양민혁을 지켜보고 있다.
실내 자전거로 몸만들기에 나선 양민혁(출처: 토트넘 홈페이지)
토트넘은 지난달 21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여름에 계약한 양민혁이 ‘홋스퍼 웨이’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K리그1 강원FC에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한 양민혁은 내년 1월 1일 팀 합류를 앞두고 이번 주 영국에 도착했다. 양민혁을 환영한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훈련장인 ‘홋스퍼 웨이’의 실내 훈련장에서 양민혁이 웨이트 트레이닝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양민혁보다 14살이 많은 손흥민이 먼발치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훈련 장면을 지켜보는 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양민혁이 신체적인 것 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영어다. 토트넘 동료들과 경기장 안팎에서 소통하고 친해지기 위해서는 영어 공부가 필수다. 손흥민 역시 양민혁에서 영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양민혁은 “영어가 확실히 쉽지 않고 배우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긴 하다. 영국에 가서 집중적으로 공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으로 출국하기 전 영어로 준비한 자기소개도 선보였다.
“헬로, 마이 네임 이즈 민혁 양. 이츠 아너 투 비 히어. 나이스 투 밋 유(안녕하세요. 저는 양민혁입니다. 토트넘에 오게 돼 영광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양민혁을 반겼다. 그는 양민혁에게서 아주 긍정적인 기운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민혁에 대해 미소를 지으며 언급했다.
그는 “양민혁은 훈련 시설들을 둘러보며 지냈다. 그는 우리가 그를 1월 1일까지 등록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와 함께 훈련하지 않을 것이지만 지금 상황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셀틱에서 아시아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일본과 한국 선수들을 크리스마스 전에 데려왔고 이 선수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말하며 양민혁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수원 삼성 출신인 오현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한 시즌 동안 같이 뛰었다. 오현규는 2022-2023 시즌 셀틱의 조커로 활약하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언급한 한국 선수가 바로 오현규다.
실내 훈련장에서 몸을 푸는 양민혁(출처: 토트넘 홈페이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만나게 된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양민혁은 영어 수업을 몇 번 받았는데 정말 좋고 이미 대화도 어느 정도 하고 있다. 그가 합류해서 정말 좋다”며 양민혁의 영어 실력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유튜브 채널 ‘맨 인 블레이저’와의 인터뷰에서도 양민혁을 언급하며 “프리미어리그는 쉬운 무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언어, 문화, 체력 등 모든 걸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빅 리그 선배로서 무엇이든 도와주고 싶다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한편 토트넘과 계약 연장 확정 소식이 늦어지면서 손흥민을 둘러싼 다양한 이적설이 불거지고 있다.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지난달 “내년 6월 토트넘과 계약이 끝나는 ‘EPL 스타’ 손흥민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토트넘의 역사적인 선수인 손흥민이 런던에서의 화려했던 시절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427경기에 출전해 169골을 넣은 손흥민은토트넘의 아이콘이다. 어느 자리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손흥민은 10년 동안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남아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 전에는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 이적설이 튀어나왔고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도 손흥민의 새로운 둥지 후보군으로 오르 내린 바 있다.
손흥민이 만약 토트넘을 떠나 다른 팀에서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된다면 양민혁과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쳐야한다. 팬들은 이왕이면 두 선수가 같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멋진 조합을 이룰 수 있는 모습을 더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 양민혁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며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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