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호 기획 최첨단 축성기술로 만든 아름다운 수원화성(2)
최첨단 축성기술로 만든
아름다운 수원화성(2)
글, 사진. 이명우 운룡도서관・운룡역사문화포럼 이사장
수원화성서북공심돈과창룡문
수원화성은 조선 중기의 최첨단 과학기술과 건축술로 축성된 것으로 군사적 기능과 아름다움에 있어서 동양의 성곽 중에서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수원화성의 공사는 다산 정약용이라는 젊은 실학자의 역할이 컸다. 그는 화성의 설계를 맡아 전통적인 방법을 기초로 중국의 성곽제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기록한 명나라의 <무비지(武備志)>와 중국으로부터 입수한 여러 서양의 건축을 참고하였다.
화성은 정약용의 설계를 바탕으로 채제공을 비롯한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와 같은 유능한 실학자들의 젊은 패기와 거중기(擧重機), 녹로(轆轤)와 같은 과학 기술이 접목되어 만들어 졌다. 당시 화성 건설에 관한 모든 과정과 축성기구의 설명과 도면 등이 1801년에 편찬된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라는 책에 모두 담겨 있다.
<화성성역의궤>는 수원화성 축성에 관한 경위와 제도, 의식 등의 기록을 모아 간행된 일종의 종합보고서이다. 공사일정부터 시작하여 성곽 시설물의 도설(圖說), 축성도구, 군신 간의 논의, 축성 인력에 대한 시상, 군사 방어체계, 장인 명단과 작업일수, 축성재료의 쓰임과 비용 등 수원화성 축성에 관한 모든 것이 총망라되어 있다.
거중기
성벽은 화강암뿐만 아니라 벽돌이라는 흙으로 만든 신소재가 함께 사용되었다. 벽돌과 석회를 섞어 성벽을 쌓으면 화포의 강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어 당시 화력을 바탕으로 한 전투에서 효과적인 방어를 할 수 있었다. 이에 화성 축조 이후, 벽돌을 사용한 성벽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성벽쌍기
녹로(轆轤)
녹로는 석재 등을 높이 들어 올리는 데 사용하는 축성기구이다. 나무틀부, 얼레부, 장대부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각형 틀부를 만들고 틀 앞쪽에 간목(木) 둘을 비스듬히 세운 다음, 간목 꼭대기에는 활차를 달고 나무틀의 뒤쪽에는 얼레를 설치한 뒤 동아줄을 얼레와 활차에 연결한다. 그리고 줄의 반대쪽에 물건을 달아맨 뒤 얼레를 돌려 줄을 감으면 물체가 쉽게 들어 올려진다. 수원화성 축성 시 2기가 만들어져 성벽 위로 성돌을 올릴 때 사용되었다.
녹로전도<화성성역의궤>
녹로시연하는어린이들(뉴시스)
유형거(遊衡車)
유형거는 정약용이 수레와 썰매의 단점을 보완해 새롭게 만든 운반기구이다. 바퀴의 견고성을 높이고 바퀴와 방틀 사이에 반원 모양의 복토(伏臣)를 덧대어 저울의 원리를 통해 수레의 무게중심을 평형으로 유지시켜 비탈길에서도 빠르고 가볍게 움직이게 하였다.
<화성성역의궤>에 일반 수레 100대가 324일 걸렸던 일을 유형거 70대로 154일 만에 운반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그 성능과 유용성을 짐작할 수 있다.
성문은 동서남북에 청룡문, 화서문, 팔달문, 장안문이 있다. 남북문은 중층문루로서 서울도성 문루에 버금가는 규모와 형태를 갖고 있다. 성벽 중에서 깊숙하고 후미진 곳에 사람이나 가축이 통행하는 통로인 암문이 모두 5곳에 설치되어 있다. 이외에도 수문 2곳, 적대 4곳, 노대 2곳, 공심돈 3곳, 봉돈 1곳, 치성 8곳, 포루 10곳, 장대 2곳, 각루 4곳, 포사 3곳 등의 시설이 있다.
유형거<화성성역의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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