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호 기획 전쟁 없는 지구촌을 향한 ‘실행의 연대’
전쟁 없는 지구촌을 향한 ‘실행의 연대’
글 백은영 사진 천지일보DB
사람들은 평화를 말하지만 세상은 아직 전쟁과 고통, 갈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가장 어두울 때 빛이 찾아온다는 말처럼, 어쩌면 총성이 멎지 않는 지금이야말로 평화가 이미 우리 눈앞에 와 있는 때인지도 모른다. 이때 우리가 할 일은 평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손을 내미는 것이다. 평화와 손잡고 지구촌의 전쟁 종식과 세계 평화를 위해 하나가 된다면 머지않아 서로를 향해 겨누었던 총부리는 거둬지고, 그 자리에 평화의 꽃만이 피어날 것이다. 그리고 여기, 지구촌 평화의 가족들이 다시금 대한민국에 모여 평화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자리가 마련됐으니 바로 9·18 평화 만국회의 11주년 기념식에서다.
지난달 18일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주최로 열린 9·18 평화 만국회의
제11주년 기념식에서 해외 인사 등 참석자들이 도착하자 환영 인파가 환호하고 있다.
지난 9월 18일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주최로 충북 청주에서 열린 HWPL 9·18 평화 만국회의 제11주년 기념
‘2025 HWPL 지구촌 평화 지도자 콘퍼런스’에서 종교지도자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이만희 대표의 기념사를 경청하고 있다.
세계 평화를 위한 만남
올해로 11주년을 맞은 ‘9.18 평화 만국회의’가 지난 9월 18~19일 대한민국 충북 청주와 전 세계 78개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 개최됐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및 글로벌 소통국(DGC) 특별협의지위 단체인 국제 평화 NGO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은 각국 전·현직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장관, 교육·종교·언론계 등 800여 명의 지도자와 함께 전쟁 종식과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기념식은 ‘평화를 위한 단결, 함께 이루는 인류의 사명’을 주제로 ‘HWPL 지구촌 평화지도자 콘퍼런스’ ‘지역별 청년 평화구축워킹그룹(YEPW)’ ‘글로벌 평화교육 콘퍼런스’ ‘세계종교평화아카데미’ ‘국제청년평화 콘퍼런스’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 등 다양한 세션이 진행됐다.
메인 세션인 ‘지구촌 평화지도자 콘퍼런스’에서는 제1차 평화 만국회의에서 체결한 주요 협약의 이행 현황과 성과가 공유됐다. HWPL 강태호 사무총장는 경과보고에서 “‘지구촌 전쟁종식 평화선언문(DPCW)’은 아프리카연합 범아프리카의회, 중미의회, 라틴아메리카·카리브의회 등 국제기구와 여러 국가에서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2014년 첫 만국회의에서 HWPL은 ‘전쟁 종식 국제법 제정’과 ‘종교 간 화합’을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2016년 3월 14일 공표된 ‘지구촌 전쟁종식 평화선언문(DPCW, 10조 38항)’은 이후 유엔 상정을 목표로 지지 외연을 넓혀왔다.
HWPL 9·18 평화 만국회의 제11주년 기념 ‘2025 HWPL 지구촌 평화 지도자 콘퍼런스’에서 HWPL 종교통합평화위원들이 위촉사를 하고 있다.
그 결과 범아프리카의회(PAP), 중미의회, 라틴아메리카·카리브의회 등 국제기구와 여러 국가 의회에서 결의·지지 성명이 이어지며 제도화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현장 실행도 눈에 띈다. 세계종교평화아카데미에는 올해 100개국 2239명의 종교 지도자가 참여해 ‘타 경서 학습’과 ‘교리 상호이해’의 상설화에 속도를 냈다. 동티모르에서는 HWPL 평화교육의 공교육 반영 절차가 진행 중이며, 현지 고등교육기관 약 70%가 협력 중이다. 국내에서는 170여 시민단체가 연대체 ‘동행’과 함께 지자체와 손잡고 평화 캠페인을 확장했다. HWPL 글로벌 회원은 1년 새 14만 명 증가해 58만 명을 넘어섰다.
이만희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가 지난 9월 18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HWPL 9·18 평화 만국회의
제11주년 기념 ‘2025 HWPL 지구촌 평화 지도자 콘퍼런스’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후대에 물려줄 가장 위대한 유산 ‘평화’
HWPL 이만희 대표는 기념사에서 “인류가 ‘평화’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전쟁 종식과 평화 정착을 “후대에 물려줄 가장 위대한 유산”으로 규정했다.
95세의 그는 또렷한 발성으로 “사람의 힘이 모자라면 하늘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평화는 꼭 이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자유 왕래가 통일의 길”이라며, 남북이 상호 방문·교류를 일상화 하면 ‘자동적 통일’의 문이 열린다고 강조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국제청년평화그룹 정영민 부장

세계여성평화그룹 전나영 대표
국제청년평화그룹(IPYG) 정영민 부장은 HWPL의 차별점을 <DPCW>와 종교화합, 평화교육 및 청년 활동을 아우르는 복합적 시스템 구축에서 찾았다. 특히 각국 청년이 스스로 리더가 돼 지역 사회와 정부, 국제기구를 잇는 ‘평화워킹그룹(YEPW)’의 확산을 지난 1년의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여성 네트워크를 이끄는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전나영 대표는 “지난 11년간 뿌린 씨앗이 각 지역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며 “40억 여성은 더 이상 수혜자가 아니라 변화를 이끄는 주체”라고 선언했다. 그는 여성들의 연대와 실행이 평화 전략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고 역설했다.
현장 반응도 뜨거웠다. 부산 보광사 주지 법운스님(83)은 “세계와 국민을 보는 식견과 이를 풀어내는 언어가 지도자의 자격을 증명했다”고 평했고, 만국회의 행사에 세 번째 참석한 박만탁(89) 씨는 “젊은이들의 질서와 진행이 완벽했다. 이 대표의 연설은 쉽고 명료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고령에도 흔들림 없이 평화를 호소하는 진정성이 인상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LP 프로그램 패널 토크에서는 <DPCW>의 입법화를 지지하는 각국 의회의 메시지가 잇따랐다. 카를로스 누네즈 살리나스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의회(Parlatino) 부의장은 “의회의 사명과 DPCW의 가치가 일치한다”며 공동 채택을 촉구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안드레스 기예르모 라마 페레스 상원의원은 “DPCW 지지 결의안 통과로 평화를 국가의 책무로 선언했다”며 평화교육 추진과 평화기념비 조성 사례를 소개했다.
젬마 누누 쿰바 남수단 국회의장은 “국민이 바라는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 DPCW를 지지한다”며 자국 헌법 가치와의 합치, 갈등 해결 지침으로서의 효용을 강조했다.
HWPL은 설립일인 지난 2013년 5월 25일 <세계평화광복선언문> 공표 이후, 청년·여성을 양 날개로 ‘국제법-종교화합-교육-시민참여’의 다중 트랙을 가동해왔다. 11주년을 맞은 올해 기념식은 그간의 비전과 성과를 ‘입법 연대의 가속화’로 수렴하며 “전쟁 없는 평화를 유산으로 물려주자”는 공동 약속을 국제사회에 재확인했다.
특히 현장 실행(아카데미·교육·캠페인)에서 정책 확산(LP)과 제도화(DPCW 지지)의 ‘선순환 고리’를 분명히 하며, 각지역과 의회가 참여할 수 있는 실무적 경로를 제시했다.
결국 9·18 평화 만국회의 11년은 ‘약속을 실행으로, 실행을 제도화로’ 이어온 시간이었다. HWPL은 내년 기념식까지 DPCW 지지의 저변을 더 넓히고, 청년·여성·종교·지방 정부가 함께하는 생활 속 평화 거버넌스를 촘촘히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HWPL이 주최한 ‘9·18 평화 만국회의 11주년 기념식’ 일환으로 ‘2025 국제 청년 평화 콘퍼런스’와 ‘2025 글로벌 평화교육 콘퍼런스’가 이어졌다. 현장은 한 문장으로 요약됐다.
“청년이 곧 평화”라는 선언을 행동으로 증명하고, 그 행동을 교육과 제도로 고착화하겠다는 약속이다. 이외에도 18일 HWPL이 개최한 ‘세계종교평화아카데미’ 세션과 19일 IWPG가 주최한 ‘2025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에서는 종교지도자와 여성 리더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검증된 평화 모델과 과제를 공유하며 “평화는 모두의 책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18일 충북 청주에서 개최된 ‘2025 국제 청년 평화 콘퍼런스’
IPYG·YEPW, 지역의 변화를 정책으로 연결
국제청년평화그룹(IPYG)이 운영하는 국제 연합 플랫폼 ‘전 세계 청년 평화구축 워킹그룹(YEPW)’은 지난 1년간 500회가 넘는 모임과 활동을 실행했다. 정영민 IPYG 부장은 “우리는 단순히 ‘청년’이라는 공통점을 넘어 직접 행동하는 자로 모였다”며 남수단 청년단체의 평화교육 사례를 비롯한 현장 변화를 소개했다.
독일·체코에서는 청년 대상 평화 워크숍이 유럽 청년의회(EYP) 초청으로 이어졌고, 미국 애틀랜타에서는 파트너 마야 테일러 박사가 추진한 ‘PLAY4PEACE’가 지역 갈등 해결 프로그램에서 ‘평화 주간(Weekend of Peace)’ 등 공식결의로 승격됐다. YEPW는 ‘지구촌 전쟁종식 평화 선언문(DPCW)’ 제10조를 근거로 시 차원의 결의도 확장해 사우스 풀튼을 포함한 5개 도시·카운티 채택을 이끌었다.
아프리카 잠비아의 ‘Clean Up, Crime Down’ 캠페인은 루사카 시의회와 38개 청년 위원단이 참여하며 도시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 젊은이들이 우리에게 다시 자부심을 가져다 줬다”는 현장 증언처럼 청년 실천은 공동체의 자존감 회복으로 귀결됐다.
필리핀에서는 레이날도 나마 교감이 주도해 마닐라·민다나오·히니가란·카윗 카비테 등 4개 거점에서 약 9000명의 청년이 워킹그룹 활동에 참여 중이다. 교육자 양성·또래 전파·지역 확산의 선순환을 통해 ‘모든 청년을 평화 리더로’ 키우는 전략이다.
지난달 18일 충북 청주에서 ‘2025 국제 청년 평화 콘퍼런스’가 진행된 가운데 정영민 IPYG 부장이 사업 소개를 하고 있다.
IPYG는 이날 YEPW 활동 성과 및 발전 전략을 공유했다.
국제 청년 평화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한반도 모양이 그려진 부채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청년은 단순한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생명력(디온쿤다 트라오레 말리 전 대통령).” “전쟁의 고통을 먼저 체감하고 평화를 가장 크게 만들 세대(뤼슈롄 대만 전 부총통).”라는 응원은 선언을 넘어 실천을 재촉한다. 한국 YEPW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목표로 워크숍·세미나·캠페인을 전개하며 “남북이 연결되면 여기서 유럽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상상력을 ‘국제 연대’의 동력으로 바꾸고 있다. YEPW는 자체 활동을 공정책 제안, 캠페인, 교육, 봉사, 문화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체계화하는 등 확장 전략도 제시했다.
평화교육: 효과에서 제도화로
‘글로벌 평화교육 콘퍼런스’는 평화교육을 인성·시민성 교육의 핵심으로 재정의하고 국가 차원의 제도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잠비아의 이안 미요바 교육정책총괄관은 우범지역 카냐마에서 시작한 HWPL 평화교육 시범사업이 수도 루사카 전역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평화 의식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조혼·마약 등 실제 사회 문제의 감소가 관측되며, 정부·시민사회 간 ‘4자 협력’을 토대로 평화교사 인증제 도입 등 지속가능한 제도 기반을 구축 중이다.
젬마 누누 쿰바 남수단 국회의장이 지난달 18일 열린 ‘2025 글로벌 평화
교육 콘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평화는 인류 공동의 의무”
HWPL 이만희 대표는 세계종교평화아카데미의 기독교 특강에서 요한계시록의 의미를 짚으며 “계시록을 가감하지 말라”는 원칙과 공동체적 실천을 강조했다. 그는 “계시록 대로 하려면 12지파에 들어가 하나님의 선민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고, 유머를 섞은 비유로 청중의 집중을 이끌어 현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필리핀 카가얀 데 오로 대교구 레데스마 원로대주교는 민다나오 평화협정을 예로 들며 “폭력 대신 대화를 택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종교평화아카데미와 IPYG·HWPL 동아리 활동이 청년 참여를 확장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전 이슬람센터 에산 미르자 이맘은 “평화는 더 이상 한 종교·한 국가의 과제가 아니다”며 국제법 제정 등 평화 제도화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전국유림총연합회 김부언 부총재는 유교적 수신제가 정신을 소환하며 “서로 다른 문화·종교·이념이 상호 존중과 협력으로 하나의 인류 가족이 될 때 ‘평천하’가 가까워진다”고 했다.
IWPG 콘퍼런스에서는 분쟁·갈등 지역의 여성 정치인과 활동가들이 ‘갈등을 넘어: 희망과 회복을 향한 여성의 평화 리더십’을 주제로 경험을 공유했다. IWPG 전나영 대표는 DPCW를 통한 제도화를 촉구하며 ‘현장-정책’의 연결을 제시했다.
앤티가바부다의 산드라 윌리엄스 영부인과 그레나다의 글로리아 앤 토머스 장관은 “여성의 적극적 참여 없이는 평화의 실현·지속이 불가하다”며 여성 리더십의 제도화를 주문했으며, 칠레 오렐라나 장관도 WPS(여성·평화·안보) 국가행동계획을 소개하며 “여성이 배제된 평화는 불가능 하다”고 못 박았다.
지난달 18일 충북 청주에서 국제평화 NGO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주최로 열린
‘HWPL 세계 종교평화 아카데미 특강 : 기독교’에서 이만희 HWPL 대표가 특강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충북 청주 엔포드호텔에서 ‘갈등을 넘어: 희망과 회복을 향한 여성의 평화 리더십’를 주제로 ‘2025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말리 사마케 전 장관은 여성교육 프로그램 ‘평화의 원’으로 3500명 이상을 길러낸 사례를, 벨리즈 전 영부인 킴 심플리스 배로는 성폭력 법 개정과 2만명 여성행진 등 ‘고통을 정책으로 바꾸는 리더십’을 제시했다.
WILPF 카푸어 사무총장은 “군사화된 안보를 넘어 정의·평등·권리에 기반한 페미니스트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며 ‘Move the Money’ 캠페인을 알렸다.
현장 효과도 이어졌다. 필리핀 카팔롱 부시장 팀볼은 민다나오의 ‘합의 이후’ 실행을, 몽골 락슈미 자문관은 평화·성 평등·기후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했다. INLW 리차드슨 사무총장은 물·기후 등 글로벌 어젠다에서 여성 참여가 지속가능 정책으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남아공 크고모 부국장은 “법으로 평화노력을 사회의 근간에 새기는 제도화”의 필요성을, IWPG 이해령 평화위원장은 ‘DPCW 10조 38항 실천’의 생활화를 역설했다. AU CIEFFA 우아타라 코디네이터는 “여성과 여아 교육은 평화구축의 필수 인프라”라며 민관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지난 9월 19일 충북 청주 엔포드호텔에서 열린 ‘2025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에서
전나영 IWPG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오픈마이크에서는 평화교육의 생활화가 확인됐다. 콜롬비아 구티에레스 운영총괄은 오·오프라인 1000여 명 수료와 평화위원회 조직, 시위·행진 참여로 ‘교실 밖의 변화’를 증언했다. 미얀마 쉐 신 아웅 강사는 가족 갈등을 ‘경청’으로 풀어낸 사례를, 예멘의 살람 위원은 “언론을 평화의 플랫폼으로 바꾸겠다”는 직업적 전환을, 한국의 김지영 강사는 가정 내 관계회복과 지역 커뮤니티 확산 계획을 공유했다.
인도 바르기스 교장은 학교 현장에서 ‘두려움 없는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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