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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프롬 헤븐

사랑의 또 다른 이름 '기적'


글.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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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벨러슨, 마당에 100년이 지난 멋진 고목이 있는 집에서 다섯 식구가 살고 있다. 엄마 크리스티(제니퍼 가너 분)와 아빠 케빈(마틴 헨더슨 분)과 세 딸 헤일리, 애나, 에비가 그 주인공이다. 아빠는 인자하고 엄마는 자상하며 세 딸은 활달하고 즐거워 보였다. 그러나 예배를 마친 일요일 오후 남편 케빈의 동물 병원 개원을 축하하며 모임을 가진 날 저녁, 10살인 둘째 딸 애나가 배앓이를 하기 시작한다. 뭔가 잘못 먹었거나 소화불량이라고 생각돼 병원을 찾은 케빈과 크리스티는 별일 아니라는 의사의 답변에 안심한다. 처방을 받고 약을 먹기 시작한 애나는 차도가 없고 밤마다 고통스러워한다. 보다 못한 엄마와 아빠는 다른 병원을 찾아보지만 ‘유당불내증’이라며 우유가 들어간 음식을 금하라는 처방만 받게 된다. 그러는 사이 애나의 배는 복수가 찬 것처럼 부풀어 오르고 결국 종합병원을 찾아간다.

하지만 이곳 응급실 의사도 모든 검사를 해봤다며 이상이 없으니 퇴원하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애나는 구토를 반복하며 힘들어하는데 기껏 처방한 것이 구토억제제라며 약을 건네는 의사. 크리스티는 급기야 폭발하며 병명을 제대로 알기 전에 병원을 나갈 수 없다며 항변한다. 결국 소아과 전문의가 나서게 되고 애나의 병을 확인하게 된다. 애나는 장폐색이 100% 진행된 상태로 당장 병변을 제거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 청천벽력같은 사실이지만 급한 수술을 위해 부부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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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지난 후 수술을 마친 의사의 말. “다행히 수술이 잘 됐습니다. 다만 병변을 제거했지만 애나는 장운동 장애 증세로 인해 자발적으로 음식을 소화시키고 배설하지 못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튜브로 영양분을 제공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크리스티와 케빈은 모든 생활이 애나를 중심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애나의 일상도 바뀌었다. 볼록해진 배로 인해 맞지 않는 옷들, 학교에서도 혼자 있어야 하는 애나. 크리스티는 항상 애나에게 튜브를 끼워 영양분을 공급해 주어야 하고 상태가 어떤지 살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가족은 늘 예배에 참석하며 믿음을 키워간다.

이런 가운데 교인 몇이 크리스티에게 애나가 아픈 것이 누군가의 죄가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던진다. 한마디로 “당신 가족 중 죄를 지은 자가 있어 이런 벌을 받고 있으니 회개하라”는 것이다. 종교적으로 해석하면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는 말이지만 크리스티에게는 이 말이 큰 상처가 된다.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사람에게 죄인이 있어 그렇다는 말은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크리스티는 더 이상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케빈은 자상한 마음으로 다가가지만 한번 돌아선 마음은 쉽게 돌아오질 않았다.

한편 애나를 수술했던 소아과 의사는 이 방면에 정통한 의사 누코 박사를 소개해준다. 크리스티와 케빈은 생각했다. 이것이 ‘마지막 희망’ 이라고. 크리스티는 애나를 데리고 무작정 누코 박사가 있는 보스턴까지 날아간다. 그리고 애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게 된다. 워낙 대기인 수가 많아 어쩔 줄 몰라 하던 간호사도 결국 크리스티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하게 되고 애나는 진료를 받게 된다.

누코 박사는 참 좋은 의사였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말하며 행동했다. 애나는 자신의 고통을 잠시 잊을 만큼 박사에게 빠져들었다. 그러나 애나는 치료를 받긴 하지만 사실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었다. 애나는 중추 신경계에서 장으로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는 상태였다. 어떤 약물로도 치료할 수 없는 애나의 병 때문에 크리스티와 케빈은 또다시 괴로워하지만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하지만 가정은 더욱 힘든 상황으로 내몰린다. 텍사스에서 보스턴까지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기 시작한 것. 집안의 물건을 모두 팔아치우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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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세 딸은 평소와 같이 마당에서 놀다가 언니 헤일리가 애나에게 예전처럼 고목에 올라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한다. 자신이 도와줄 테니 염려말라는 말에 애나는 용기를 내 나뭇가지에 올라가 둘은 나란히 앉았다. 순간, 나뭇가지가 꺾이는 소리가 들리고 놀란 헤일리와 애나는 급하게 돌아서려는데 애나가 그만 고목의 빈속으로 떨어지게 된다. 헤일리의 비명을 듣고 케빈이 달려와 살펴보지만 고목은 사람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하고 깊이도 9m에 달했다. 도저히 애나를 꺼낼 방법이 없어 911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애나가 구조되는 순간까지 크리스티는 고목을 붙잡고 “제발 우리 아기 좀 살려주세요”라며 울부 짖는다. 애나는 다행히 숨을 쉬지만 경추 골절과 뇌 이상이 염려스러운 상황이었다.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지고 애나를 살펴본 의사는 부부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애나의 상태를 이야기한다. “놀랍게도 애나는 가벼운 뇌진탕 가능성 외에는 뼈 골절도 없고 멍든 데도 없어요. 멀쩡하게 깨어나 미소까지 보냈답니다.”

기적은 이때부터 나타나게 된다. 애나는 진통제 없이 견딜 수 없는 상태인데 퇴원 후 진통제를 먹지 않아도 잘 뛰어놀았다. 더욱이 항상 부풀어 있던 배가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 9 높이의 고목에서 머리부터 떨어지며 그동안 멈췄던 신경계의 이상이 회복된 것이다. 누코 박사조차 완전히 병이 나았음을 인정할 정도로 좋아진 애나의 행복한 표정에서 기적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애나는 자신이 고목에서 떨어졌을 때 고통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떨어지는 순간 모든 게 깜깜했고 난 내 몸 밖으로 나왔어. 기분이 좀 이상했어. 몸 밖에서 내 몸이 보였거든. 그리고 나비가 나타났어.” 영화 <미라클 프롬 헤븐>은 일상을 잘 관찰하면 모든 것이 기적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사랑하는 것도, 믿는 것도, 용서하는 것도 기적이라고 영화는 말한다. 기적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찾는 것이며 또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마치 보석을 찾고 그것을 다듬어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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